◎자민련 이틀째 문제 삼아고려대 최장집(崔章集) 교수에 이어 24일 동국대 황태연(黃台淵) 교수의 강연 초고내용이 여권내부를 시끌시끌하게 만들었다. 두 교수 모두 대통령 자문정책기획위원으로서 「민주대연합론」 등을 들고 나왔기 때문인지 자민련측의 반응은 더욱 민감했다.
황교수는 당초 24일의 국민회의 의원 연수 특강 초고에 국민회의, 한나라당의 민주계, 재야세력 등이 연합하는 「민주블록론」과 대통령에게 실권을 부여하는 「이원집정부제식 내각제」등의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자민련측이 원고내용을 미리 보고 발끈하자 황교수가 국민회의 요청으로 강연내용을 대폭 수정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실제 강연에서는 문제의 「알짜배기」내용이 모두 빠졌다.
자민련 박준병(朴俊炳) 총장은 23일 저녁 국민회의 정균환(鄭均桓) 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황교수의 원고내용에 대해 불만을 터뜨렸다. 곧이어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 총무는 자민련 김용환(金龍煥) 수석부총재에 전화를 걸어 『당과는 무관한 내용으로 모두 삭제토록 할 것』이라며 양해를 구했다.
그러나 자민련은 분이 채 풀리지 않은 듯 24일 총재단회의에서 황교수의 원고내용을 다시 도마위에 올렸다. 김수석부총재는 『최교수와 황교수 모두 과거식의 민주 대 반민주의 대결구도를 상정하고 있다』며 『자민련이 공동정부를 이탈할 것에 대비, 국민회의 의석수를 대폭 늘리자는 주장도 들어있다』며 조목조목 문제삼았다. 구천서(具天書) 총무 등은 『황교수가 원고를 고쳤다지만 언론에 내용을 흘려놓고 이제와서 수정하는 치고빠지기식 태도는 양당공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분개했다.<김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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