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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소… 따뜻한 미소… 뭉클한 기쁨/어떤 웃음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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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소… 따뜻한 미소… 뭉클한 기쁨/어떤 웃음이 좋을까

입력
1998.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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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佛·英 코미디영화 내일 나란히 개봉/메리에겐… 상상을 초월한 사랑찾기 대소동/아빠 둘… 정자를 제공한 친구가 갑자기…/십이야­셰익스피어 특유의 유머와 감동어떤 웃음이 좋을까. 미국 섹스코미디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의 폭소. 프랑스 가족코미디 「아빠 둘, 엄마 하나」의 따뜻한 미소. 영국 로맨틱 코미디 「십이야(十二夜)」의 가슴 뭉클한 기쁨. 마치 「웃음의 잔치」라도 벌이듯 세편의 영화가 26일 나란히 개봉된다.

「메리에겐…」의 감독은 짐 캐리의 출세작 「덤 앤 더머」의 패럴리 형제. 때문에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괴짜다. 주인공인 메리(카메론 디아즈)는 매력적이지만 약간 아둔하고, 그의 부모는 괴팍하며, 이웃 할머니는 엉뚱하다. 그들이 벌이는 소동도 상상을 초월한다. 메리와 함께 고교졸업파티에 가려다 테드(벤 스틸러)는 바지지퍼에 국부가 끼여 경찰까지 출동한다. 메리는 남자의 정액을 헤어젤로 알고 머리에 바른다. 역겨운 짐 캐리식 코미디다. 그러나 끝맛이 유쾌한 것은 그 모두가 13년동안 소식도 모른채 지내던 메리와 테드의 사랑찾기 과정이기 때문이다.

쉴새없이 떠들며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주인공들을 좇다보면 가슴에 안겨지는 훈훈한 휴머니즘이란 선물. 해피엔딩과 가족사랑을 외면하지 못하는 프랑스 코미디의 미덕이다. 「아빠 둘, 엄마 하나」도 이 전형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무정자증인 제롬(앙트완 드콘)은 친구 셀림(아베크 스마인)에게 억지로 졸라 그의 정자를 제공받아 아이를 갖는다. 그런데 셀림이 사고로 무정자증이 된다. 그가 마지막 정자로 생겨난, 친구의 아내 뱃속에 있는 아기에게 집착하면서 갈등과 혼란을 일으킨다. 다소 유치하지만 근사한 마지막 카드가 있다. 친구 아내와의 관계를 오해하고 떠났던 애인 소피가 셀림의 아이를 출산한다. 영화가 「아빠 둘, 엄마 둘」로 바뀌는 순간이다. 감독은 장 마르크 롱발.

「십이야」(감독 트레버 넌)는 셰익스피어의 희곡답게 비유와 상징, 은유와 풍자가 넘친 대사들이 이어진다. 배가 좌초돼 쌍둥이 오빠와 헤어져 이웃나라에 도착한 바이올라(이모겐 스텁스)는 사모하던 올리노 공작에게 접근하기 위해 남장을 한다. 그러나 그 때문에 오히려 공작이 사모하는 올리비아(헬레나 본햄 카터)의 구애를 받는다. 『난 남자가 됐으니 공작을 사모해도 소용없고, 사실은 여자니 불쌍한 올리비아는 어찌하나』라고 탄식하는 바이올라. 그러나 영화는 그 운명을 재치있게 뒤집는다. 죽었다고 생각했던 오빠 세바스찬(스티븐 매킨토시)의 출현으로 잠시 동안 혼란이 있고 나면 여자로 돌아온 바이올라는 공작과, 올리비아는 바이올라를 닮은 남자와 꿈에 그리던 사랑을 얻는다. 그 모습을 보며 『요지경이 진실을 비췄다』고 노래하며 지나가는 광대 페스트(벤 킹슬리). 바로 셰익스피어 자신이다.<이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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