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 전문가 제거/남북경협창구도 ‘이상’북한 대외경제협력추진위 김정우(金正宇) 위원장의 총살은 충격 그 자체다.
북한이 경제특구 개발, 외자유치 등 그 어떤 현안 보다 사회주의체제 유지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생생한 증좌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김위원장이 북한의 대외협력창구 역할을 한데다 우리 기업들의 대북 창구역할도 했다는 점에서 그의 총살은 남북관계에 의미있는 시사를 던져주고 있다.
김위원장은 김정일(金正日) 당총비서의 측근으로 96년 4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이환균(李桓均) 전 재경원차관과 회담을 갖는 등 남북경제교류의 한 축을 맡아왔다. 그는 이어 96년 7월 일본 도쿄(東京)에서 투자설명회를 열었고 9월에는 나진·선봉에서 처음으로 외국기업을 상대로 투자포럼을 개최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부터 공석에 나타나지 않아 숙청설이 나돌았으며 올해 초에도 숙청설은 계속됐다. 당시에는 나진·선봉 자유무역지대의 개발성과가 부진한데 대한 문책설이 숙청의 이유로 거론됐다. 이와는 달리 그가 병환중이어서 잠시 물러나 있다는 소문도 있었다.
이처럼 말많던 김위원장의 「실종」은 결국 총살로 판명된 것이다. 그의 총살 외에도 북한은 지난해 10월 김정일의 당총비서 취임을 앞두고 강도높은 숙청작업을 단행했다. 지난해 9월 노동당 농업담당 비서인 서관히가 농정 실패의 책임을 지고 공개총살당하기도 했다. 김위원장의 총살은 대외경협창구로 나진·선봉지대 건설과 외국기업의 투자유치, 산업설비의 수출입 등을 관장해온 대외경제협력추진위의 폐지를 초래, 남북관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게 했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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