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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신부전/과민,창백하고 쉬 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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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신부전/과민,창백하고 쉬 피로

입력
1998.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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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혈압·뼈·성장 등 광범위한 이상 초래/신장 이식수술땐 성인 것이 더 좋을수도□소아의 신장 및 요로질환증세

1.소변줄기가 약하고 끊긴다

2.소변 볼 때 울거나 아파한다

3.원인을 모르는 열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4.소변에 거품이 많고 잘 없어지지 않는다

5.혈뇨

6.옆구리 통증

7.고혈압

8.반복적인 원인 불명의 두통

9.성장장애

10.심한 갈증

11.5세 이후에도 지속되는 이뇨증

12.얼굴 다리 등의 부종

우리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물을 마시고 음식을 섭취한다. 이 과정에서 몸에 해로운 노폐물이 생기게 된다. 신장은 피 속의 노폐물을 걸러 소변을 만들고, 이를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즉 신장은 몸 안의 환경을 정화하고 수분과 화학적 균형을 유지하게 해준다. 또 혈압을 조절하고 골수에서 피를 만드는 작용을 촉진하며 뼈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같은 신장기능에 문제가 생긴 상태를 신부전이라고 한다.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신기능이 소실되면 만성신부전이 된다. 이 경우 신장이 정상적 역할을 못해 기능이 완전 소실되는 말기신부전으로 진행한다. 성인은 사구체 신장염이 가장 흔한 신부전의 원인이며, 나이가 어릴수록 신장 및 요로기형 등에 의한 경우가 많다. 조기 발견하면 만성신부전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을 수도 있으므로 증세를 잘 확인해야 한다.

만성신부전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 이 때는 크레아티닌이나 요소같은 노폐물이 혈액 내에 얼마나 증가했는지로 진단한다. 신부전이 진행되면 점차 신체 여러 부위에 증상이 나타난다. 즉 신경계 이상으로 행동의 변화가 생겨 잘 놀던 아이가 과민해지고 성적도 떨어지며 주위에 대한 관심이 없어진다. 섬세한 운동기술이 떨어져 글씨를 잘 쓰지 못하고 쉽게 피곤을 느낀다. 입맛이 없어지고 토하거나 체중이 줄어들기도 한다.

빈혈과 고혈압이 생겨 피부색은 창백하고 심장이 제 기능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칼슘과 인 대사의 장애로 뼈가 약해지고 키가 크지 않으며 다리가 휘기도 한다. 어린이가 오랫동안 신부전을 앓으면 성장장애가 심해진다. 성장호르몬의 투여로 키를 크게 할 수는 있으나 비용이 워낙 많이 든다.

신부전이 진행되면 모든 기관에 장애가 생겨 「뇌는 잘 때 쉴 수 있어도, 신장은 쉴 수가 없다」는 말이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런 증상은 신부전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므로 한 두 가지 증상이 있다고 염려할 필요는 없다.

치료계획은 신부전의 정도와 증상에 맞게 세워야 한다. 전해질이상 등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문제는 즉시 교정하고 진행을 느리게 해 말기신부전에 도달하는 시기를 늦춰야 한다. 약물과 식사요법으로 고혈압을 조절하고 단백뇨를 줄이는등의 방법이 대표적이다. 개인에 따라 수분 염분의 섭취량을 줄이고 과일 주스 야채 육류 유제품등 칼슘과 인이 많은 음식도 제한한다.

신기능이 정상인의 10% 이하로 떨어지면 약물과 식사요법만으로는 조절되지 않는 말기신부전이 된다. 이 경우 투석이나 신장이식 등의 치료가 필요하다. 투석은 복막(복막투석)이나 인공신장기를 이용(혈액투석)해 몸의 수핵과 전해질의 균형을 유지하고 노폐물을 제거하는 것.

복막투석은 대개 복강에 투석액을 하루 4회 주입하고 빼내는 과정을 반복한다. 혈액투석은 1주일에 평균 3회, 한 번에 약 4시간 투석을 한다. 투석은 신장기능을 일부 대치할 뿐 신부전에 따른 신체이상을 완전 회복할 수는 없다. 현재로선 신장이식이 가장 바람직한 치료법이다. 소아환자는 특히 그렇다.

성공적 신장이식을 위해서는 거부반응을 극복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일부러 소아의 신장을 이식할 필요는 없다. 성인의 신장을 이식하는 게 더 좋은 경우가 많다. 이식 후엔 크기가 줄어 소아에게 맞는 크기가 된다. 현실적으로 부모가 자식에게 신장을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혈액형이 맞지 않는등의 이유로 어려울 때에는 뇌사자의 신장을 이식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장기제공건수가 적어 많은 어린이가 신장이식을 못 받고 오랫동안 투석치료를 하느라 경제적 부담이 큰 게 현실이다. 어린이를 건강하게 키우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말기신부전 어린이들이 경제적 어려움없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날이 앞당겨지기를 기대해 본다.<최용 객원편집위원·서울대병원 소아진료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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