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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메일 고교생/김수종 논설위원(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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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메일 고교생/김수종 논설위원(지평선)

입력
1998.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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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수업환경에 대한 불만과 개선점을 e­메일에 띄워 청와대로 보낸 고교생이 무기정학을 받은 사건은 생각할수록 기성세대의 굳어버린 사고방식을 한탄하게 된다. 『학교명예를 실추했다』는 것이 징계사유라니 과연 학생들이 마음속으로 공감할까. 더욱이 이 편지는 교육부를 통해 도교육청으로 내려갔고, 교육청은 경위를 조사한후 『어렵더라도 적응하라』는 격려문까지 보냈는데 학교가 중징계를 내렸으니 전혀 앞뒤가 안맞는다.■이 해프닝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수많은 교장선생님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또 교육부장관은 이 사건에서 무슨 메시지를 받았을까. 교육환경이나 사회환경은 엄청나게 변했다. 20년전 학생 같으면 학교에 대한 불만을 대통령에게 털어놓을 생각을 하기도 어려울뿐더러 그런 채널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e­메일이 있다. 어른들은 쓸줄 몰라서, 또는 정서가 맞지않아서 못하지만 요즘 청소년들은 그렇게 자라고 있다.

■미국에서의 일인데 하루는 중학교에 다니던 아이가 『어른들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왜 똑같은지 모르겠어요』라고 푸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내용을 물어보았더니 나이든 선생님들이 가끔 『너희들은 왜 그러느냐, 우리때는 안그랬는데…』로 시작해서 훈시를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미국 선생이 다른점은 그 학생의 생각을 충분히 말하게 하는 것이다. 어느 나라건 교사와 학생은 사회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사고방식은 물론 정서의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변해가는 환경속에서 옛날 권위주의 교육방법으로 감수성과 합리성이 왕성한 10대를 가르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것이 아닐까. 초등학생도 중고생도 획일적으로 그들을 지도하기에는 우리의 교육환경이 맞지않게 되었다. 어른들은 입만 열면 21세기를 말한다. 그러나 21세기의 주인공인 10대를 획일주의적인 틀에 넣고 주조해 내는 한 21세기를 기대할 수가 없다. 그 변화는 교육부장관이 아니라 선생님들 마음에서 나와야 하는데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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