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한 단식 돌입 “실타래 정국 푸는데 도움되길”한나라당 이기택(李基澤) 전 총재대행이 돌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그는 19일 저녁 야당탄압 규탄 부산집회를 마치고 상경하자 마자 「제2의 민주화운동을 위한 충정」이라며 여의도 당사에서 단식을 시작했다. 87년 5월 4·13호헌조치 철폐를 주장하며 15일간 단식한데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그는 20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자청, 『국민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민주주의에 대한 파괴가 진행된다면 수단과 방법을 다해 저지해야 한다』면서 『형무소를 가든 강제구인을 당하든, 보다 큰 투쟁방법이 단식이라고 생각해서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가 요구하는 조건들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무한정 단식할 것』이라며 『나도 독할 때는 독한데, 이번에는 정말 독하게 할 것』이라고 비장한 결의를 보이기도 했다.
이와관련, 당내에서는 『경성비리사건과 관련된 자신의 혐의에 대한 「결백」의 시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 대한 항거의 몸짓』이라는등 해석이 분분하다. 하지만 이전대행의 극한투쟁이 자칫 여야간 화해무드 싹틔우기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는 비판의 시각도 적지 않다.
그도 이를 의식한 듯, 『원내문제와 단식과는 결부시키지 말아달라』면서 『실타래처럼 꼬여있는 정국을 푸는데 내 단식이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전대행은 단식결정 시기와 관련, 『그저께(18일)부터 생각했다』고 말했으나 정치적 고향인 부산집회의 열기에 고무돼 결행에 옮겼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15대총선과 포항 북구 보궐선거에서 잇따라 낙선, 정치적 방랑의 길을 걸어온 그로선 현정권의 「야당탄압」 희생양이라는 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는 것만이 「정치적 부활」을 보장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음직하다.
이에대해 국민회의 정동영(鄭東泳) 대변인은 『이전대행의 단식을 지지할 사람은 동병상련의 부정부패 혐의자들밖에 없을 것』이라고 깎아내렸다.<김성호 기자>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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