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대우·한진 단일법인 경영권 이견심각/대우측 “외국업체에 지분 절반이상 넘기자”/업계 선두 현대 “하청업체로 전락한다” 펄쩍반도체에 이어 철도차량부문이 재계 빅딜추진의 새로운 복병으로 등장했다.
재계가 반도체부문의 경영주체선정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철차부문에서도 실무협상이 진행되면서 심각한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철차부문 빅딜은 3일 빅딜 합의안발표에서 현대정공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등 3사가 컨소시엄을 구성, 단일법인을 설립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후 3사는 실무협상에서 회계법인을 통한 평가실사를 거쳐 경영주체를 정하고 통합이후의 자구계획을 수립한 뒤 외자유치에 나서는 일정에 합의했다.
문제는 이과정에서 대우측이 경영권을 외국회사에 넘기자고 제의하면서 시작됐다. 국내 3사가 49% 한도내에서 각각 동일한 지분을 나눠갖고 나머지 51%의 지분을 외국회사가 인수토록해 경영권을 넘기자는 것이 대우측 안의 골자.
대우의 한 관계자는 『선진 경영기법을 도입하고 수입에 의존하는 전장품분야의 기술개발을 위해서는 외국업체에 절반이상의 지분을 넘겨 경영권을 주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면서 『국내업체에 경영권을 줄경우 내수시장이 대부분 정부수주 물량이다보니 독점문제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체 사업내 비중이 20%나 되고 업계 선두로 빅딜안발표당시부터 간사회사로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현대는 당연히 반발할 수 밖에 없다. 현재 실무작업은 평가단 구성단계에서 중단된 상태다.
현대측은 외국에 경영권을 넘기는 것은 기업경쟁력을 높여 수출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구조조정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당장 기술적 경쟁력을 갖춰가는 상황에서 7,000억원규모의 내수시장은 물론 동남아 중국 서남등 6억달러규모의 수출시장까지 고스란히 외국업체에게 넘겨주고 국내업체는 하청업체로 전락한다는 논리다.
현대의 경우 올들어서도 방글라데시에서 2,000만달러어치의 디젤기관차를 수출했고 홍콩 타이완등지에서 2억달러 규모의 수주를 진행중이다. 특히 기술자립단계에 들어간 올해부터는 수출비중이 50%이상으로 늘면서 2003년에는 6억달러이상 규모의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어느 외국업체가 경영권을 갖느냐도 문제로 남는다. 현재 참여가 유력한 외국업체는 독일의 지멘스와 프랑스의 알스톰사. 그러나 독일의 지멘스가 들어올 경우 이미 고속철사업이 프랑스 알스톰사의 TGV로 결정, 진행되는 상황에서 혼선이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독일의 고속철 이체(ICE)의 생산업체 지멘스가 철차사업의 경영권을 갖게되면 시스템상의 문제와 주도권다툼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재열 기자>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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