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의 가치는 수집기능과 분석능력이 병행할 때 극대화한다. 첩보는 정보가 아니고, 해석되지 않은 정보는 의미가 반감된다. 그러나 분석단계에서도 같은 자료들을 놓고 얼마든지 상반된 해석이 나올 수 있다. 북한의 비행체 발사를 둘러싸고 벌어진 「소동」이나, 김정일(金正日)의 주석직승계 불발 등은 정보학의 사례 연구감이라 할 만하다. 이 사례들은 또 북한을 제대로 꿰뚫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실증하기도 한다.북한이 발사한 비행체가 「실패한 인공위성」이라는 쪽으로 결론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천용택(千容宅) 국방장관은 그것이 미사일이라는 주장을 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발사체로부터 위성궤도 진입을 위한 추진발사가 있었다는 증거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홍순영(洪淳瑛) 외교통상부장관과 미 국무부가 위성발사로 규정한 직후여서 어리둥절하다. 한때 한미간 정보협조가 의문시됐는데, 이번에는 정부내 정보공유가 문제인 형국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이 위성을 쏘았다는 정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우선 발사대에서 대기중인 발사체의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 발사체 머리부분에 위성이 탑재돼 있음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다시 대기권으로 진입하는 탄도미사일의 경우라면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끝이 뾰족하게 돼 있으나 이 발사체의 머리부분은 뭉툭했다고 한다. 또한 북한이 8월31일 위성을 쏜 뒤 며칠간 이를 추적하는 활동이 포착됐다고 말했다.
우리는 과학자들과 함께 벌인 컴퓨터 시뮬레이션 작업을 통해 위성의 궤도진입을 위해서는 초속9㎞의 속도가 필요하다는 추정을 하고 있었다고 당국자는 설명했다. 보통의 경우 3단계 발사는 초속7㎞ 정도로 가능하지만 이번은 동쪽을 향해 발사했기 때문에 지구자전방향에 따른 공기저항이 더 강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리적 위치상 북한이 남쪽이나 북쪽으로는 쏠 수가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곁들였다. 이런 정보를 국방장관만이 몰랐다는 얘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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