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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마음 떠났나/위기의 클린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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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마음 떠났나/위기의 클린턴

입력
1998.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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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때부터 불편한 심기노출/스타보고서 공개후 지지·옹호 발언대신“모든게 대통령에 달렸다”/친구에 심경 밝혀『It’s up to president(모든 것은 대통령에게 달렸다)』

탄핵 위기에 몰린 남편 빌 클린턴 대통령을 두고 부인 힐러리 여사가 최근 친구에게 털어놓은 심경이다. 힐러리는 『의회든 국민에게든 자기자신을 회복하는 문제는 온전히 대통령 개인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남편을 돕기 위해 TV토크쇼에 나가 당당히 남편을 옹호하고 사랑한다고 말한 퍼스트 레이디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11일 스타 검사의 보고서가 공개되기 직전까지만 해도 힐러리는 남편을 두둔하는 쪽이었다. 이날 오전 조찬기도회에서 힐러리는 『정의를 위한 남편의 용기와 강직함에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또 전날에는 민주당 선거기금 모금행사에서 남편에 대해 『자랑스럽다』는 표현을 무려 네번씩이나 사용하면서 클린턴을 연단에 소개했다.

그렇다면 힐러리의 마음이 클린턴에게서 점차 떠나기 시작한 것일까? 아니면 고뇌를 홀로 삭이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남편을 완전히 용서한 것일까?

누구도 확실히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공개적으로 드러난 것과는 달리 힐러리의 마음이 상당히 불편하고 불쾌하다는 여러 증언과 징후들이 나오고 있다.

타임과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 등 최신호에 따르면 힐러리의 이같은 심경은 지난달 클린턴이 대배심 증언과 함께 대국민사과 연설을 한 후 휴양지 마샤스 빈야드로 가족 휴가를 떠나면서부터 비쳐졌다. 힐러리는 줄곧 선글라스를 쓴 채 앞만 쳐다보고 뽀로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어떤 질문에도 한마디 이상은 대답하지 않았다. 밤늦은 시각 피아노 곁에 가족들이 함께 모여 부르는 칼리 사이몬의 노래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대통령 가족이 머물렀던 대저택은 마치 음습한 헛간에 가까왔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클린턴은 게스트 하우스에서, 힐러리는 다른 방에서 잤다는 말도 있다.

힐러리는 휴가를 마치고도 한동안 방에서 나오지 않고 펜실베니아에 사는 친정어머니와의 전화통화에만 매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남편의 스캔들 관련 신문기사는 읽지도 않고, 남편의 탄핵에는 관심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잡지들은 전하고 있다.

힐러리는 공개적으로는 불편한 심경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잡지들은 이미 남편에게서 떠난 마음을 보통사람처럼 마음대로 표현하고 살 수 없는 퍼스트 레이디의 위치가 그의 행동을 제약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힐러리의 보좌관들은 그가 곧 칼럼 형식으로 신문에 남편을 공개적으로 옹호하는 입장을 게재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보도가 새 나가자 힐러리는 발끈했다고 한다.

힐러리에 대한 국민들의 동정표를 민주당 쪽에서 중간선거에 이용할 가능성 마저 제기되고 있다. 최근 뉴스위크의 한 설문조사에서는 힐러리가 공개적으로 남편을 용서할 경우 대통령을 더 지지할 것이라는 응답자가 30%나 됐다. 힐러리에 대한 지지도는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지난달 52%에서 59%로 높아졌다.<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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