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2002년부터 시행할 무시험전형의 고교 교장 추천에서 학교간 학력차를 인정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대는 원칙적으로 학교별 추천인원을 제한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학교별로 과거 수년간 서울대 합격자 평균숫자의 3배수 정도를 추천케 할 계획인 것같다.고교간 학력차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특수목적고와 일반고교간, 인문고와 실업고간, 또는 지역에 따라 학력차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국립대학이 공식적으로 학교차를 인정해 추천단계에서부터 차별한다는 것은 고교평준화 정책에도 배치된다. 서울대 합격자가 많은 학교는 수백명, 몇명 안되는 학교는 10여명을 추천하게 한다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 또 서울대 진학률이 높은 고교에 들어가려는 경쟁을 촉발시켜 중학교에서부터 「서울대병」을 악화시킬 것이 분명하다. 서울대 합격실적이 없는 학교에도 소수인원을 추천케 한다지만 유명무실해질 우려가 높다.
학력차를 인정하지 않으면 우수학생들이 손해를 본다고 하지만 수능성적 상위 몇% 식으로 추천자격을 제한하면 무자격자가 합격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무시험 제도를 통해 명문학교 지향풍조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한 목적의 하나이므로 학생수에 따른 추천인원 차별은 몰라도 성적에 따른 차별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서울대는 11일 16개단과대학을 7개학부로 개편하고 학부 기본학제를 「2+2」로 개편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안과 무시험전형제 도입에 관한 교수공청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교수들은 구조조정안이 기초과학의 퇴행을 조장하게 될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한결같이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대다수 교수들이 반대하고 있다면 좀 더 시간을 두고 의견을 수렴하는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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