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노하우·관리 능력 살려 법정관리업체 등 경영 참여감량경영의 한파로 물러난 시중은행 전직임원들이 기업경영인으로 속속 변신하고 있다. 이들은 30여년간의 은행생활에서 체득한 경험과 지식을 살려 주로 법정관리·화의신청업체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대상기업등의 경영진으로 진출, 「부실기업 해결사」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달 합병선언이후 사퇴한 서원태(徐元台) 전 상업은행상무는 최근 갑을 부사장에 임명됐다. 주요지점장과 종합기획부장등을 거친 기획·영업통으로 은행 안팎에서 「아까운 인물」로 평가받던 서전상무는 퇴임하자마자 은행 주거래기업으로 7월 워크아웃에 들어간 갑을측에 스카우트됐다.
역시 지난달 합병후 임원감축과정에서 물러난 허호기(許皓基) 전 한일은행상무는 최근 법정관리를 조기졸업한 대한유화 감사로 영입됐다. 2월 주총에서 퇴임한 김영태(金英泰) 전 서울은행상무는 동아건설 전무로 활동중이다. 김전상무는 고병우(高炳佑·전 건설교통부장관) 사장, 한근환(韓瑾煥·전 신한투금사장) 고문등과 함께 동아건설 정상화를 이끌고 있다. 이런 현상은 자금난이 심각하고 구조조정이 절실한 시기를 맞아 기업입장에선 기업분석능력이 뛰어나고 자금흐름에 정통한 은행임원들의 축적된 노하우와 보수적 관리능력이 무엇보다도 필요하기 때문. 은행 전직임원들은 또 은행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위한 「가교」역할도 기대할수 있다.
이로 인해 퇴직임원중엔 특히 법정관리나 화의, 은행관리업체 관리인으로 활동중인 경우가 많다. 서울은행의 경우 2월 주총에서 퇴임한 임원중 강금중(姜錦中) 전 상무는 (주)미도파, 김정환(金挺煥) 전 상무는 주화산업, 이응한(李應漢) 전 이사는 범양냉방 관리인에 임명됐으며 최연호(崔然昊) 전 상무는 법정관리 담당법원인 서울지법 민사50부의 부실기업 관리위원으로 위촉되어있다. 제일은행 이종선(李鍾宣) 전 상무는 뉴코아 관리인으로 최근 선임됐다.
자회사들을 대폭 정리하고 있는 은행으로서도 퇴직임원들의 마땅한 배출창구가 없어 기업행을 적극 권유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퇴임 은행임원들의 기업행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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