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악용은 용납할 수 없다」 「사정이 너무 길어지면 좋지 않다」.정치권 사정(司正)을 바라보는 자민련의 심경은 복잡하고 미묘하다. 표면상 대선자금 비리 등을 뿌리뽑아야 한다는 시각이 주류이지만 사정 장기화를 우려하는 견해도 적지 않다. 일부 인사들은 사정 불똥이 자신들에게 튈 가능성 때문에 서늘한 기분을 느끼고 있다.
박태준(朴泰俊) 총재는 『국세청을 통한 선거자금 모금은 유례없는 일』이라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부대변인들은 10일 검찰수사를 비난한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총재의 기자회견을 정면 반박하는 논평을 잇따라 냈다. 하지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10일 열린 의원세미나에서 김고성(金高盛) 의원이 『사정을 빨리 끝내야 한다』고 주장하자 상당수가 공감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김용환(金龍煥) 수석부총재도 최근 『사정을 무차별적으로 확산, 정치권을 지나치게 폄하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한 당직자는 『사정을 둘러싼 청와대와 야당의 정면충돌이 길어지면 경제난이 가중될 수 있다』며 『핵심인사들을 사법처리한 뒤 조속히 매듭하는게 좋다』고 제안했다. 한편 박준병(朴俊炳) 총장은 『국세청을 통한 모금은 용서할 수 없지만 자민련 의원을 끼워넣기식으로 처리해서는 안된다』며 사정이 자민련으로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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