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내용 담았나/“탄핵뇌관” 뚜껑여는 ‘판도라 36상자’/스캔들 상세 기록 성관계 그림 묘사도/“위증·사법방해” 결론지난 4년여간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 등 각종 비리를 조사해 온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의 보고서가 드디어 9일 하원에 제출됐다. 「르윈스키 보고서」는 하원 부속건물인 포드하우스의 금고 속에 보관됐다.
9일 오후(현지시간) 무장경관의 경호아래 두 대의 밴에 실려 도착한 보고서는 증거물 등을 포함, 36상자 분량. 읽어 본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다.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르윈스키 보고서는 본문만 무려 500여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 본문은 모두 4개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여쪽에 달하는 서론, 클린턴과 르윈스키와의 갖가지 낯뜨거운 성관계를 그림과 더불어 상세히 기술한 부분, 그리고 클린턴이 이를 어떻게 은폐하려했는 가를 적은 부분에 이어 조사의 결론이 기술돼 있다. 결론은 『클린턴의 위증, 사법방해, 권한남용 등 혐의가 인정돼 탄핵사유가 된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타 검사는 이를 뒷받침할만한 「구체적이고도 믿을만한 증거물」을 의회에 넘겼다. 여기에는 그동안 연방대배심에 출두한 관련인물들의 증언록은 물론 클린턴의 불륜을 입증할 물증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클린턴의 정액이 묻어있다는 르윈스키의 드레스, 르윈스키 스캔들을 폭로한 린다 트립이 르윈스키와의 대화를 녹음한 20시간 분량의 테이프, 클린턴의 백악관 증언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 그리고 클린턴이 르윈스키에게 주었다는 월트 휘트먼의 시집 등 선물, 르윈스키가 선물한 폰섹스에 관한 소설책 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 검사측은 보고서를 전달한 뒤 『모든 것은 이제 의회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클린턴 대응 전략/“올것 왔다” 반응속/사과·의원 설득 박차/곧 ‘변론서’ 의회 제출
클린턴은 9일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듯 기민한 대응에 나섰다. 스타 특별검사의 보고서가 의회에 제출된 이날 백악관측이 보여준 반응을 분석해보면 클린턴의 대책은 대략 세가지로 집약된다.
첫째는 국민의 지지도를 높이고 자신에 대한 비판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읍소작전」이며 둘째는 의회, 특히 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한 정치적 설득작전이고 마지막은 탄핵사유를 반박하는 사법대응이다.
우선 백악관측은 보고서가 제출되자마자 클린턴의 변호인인 데이비드 켄달 변호사의 입을 통해 『이 보고서는 특별검사의 주장만을 담은 것이며 탄핵을 위한 아무런 근거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정면으로 치받았다.
백악관측은 금명간 이 보고서를 법적으로 반박하고 클린턴의 무고함을 주장하는 「변론서」를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클린턴은 지난달 17일의 「미적지근한 대국민사과」이후 침묵을 지켜오던 것을 깨고 적극적인 사과발언을 하기 시작했다. 9일 플로리다에서 있은 민주당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나는 나의 가족과 조국을 실망시켰다』며 『여러분의 이해와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클린턴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민주당 의원에 대한 설득작업. 자신에 대한 탄핵안을 결정하는 배심원 역할을 하게 되는 의회에서 민주당 의원마저 등을 돌릴 경우 최악의 사태가 빚어지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클린턴은 9일 아침 예정에 없던 조찬모임을 마련, 민주당의 중진의원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용서를 구하며 협조를 당부했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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