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사칭 협박도세상물정을 잘 모르고 소외된 노인들을 노리는 악덕마케팅이 도시나 농촌을 가리지 않고 성행하고 있다. 경로잔치나 효도관광을 빙자해 엉터리 만병통치약을 팔거나 족보 등을 핑계로 물품을 떠맡기는 등 회유와 협박을 동원한 악덕상술이 판을 치고 있다.
대표적 악덕상술 유형과 피해사례를 알아본다.
■친절로 포장된 악덕상술
혼자사는 노인들의 외로움을 이용해 농촌지역에서는 각종 감언이설로 물건을 떠맡기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유형이 관광을 빙자한 물품강매이다. 경기지역의 농촌에 사는 김모(56·여)씨는 평소 마을에 자주 들러 그릇을 파는 여자가 5,000원을 내면 관광을 시켜준다고 해서 동네사람들과 관광버스에 올랐다가 낭패를 봤다. 점심까지 대접받고 주방기구 전시장에 들렀는데 안내원의 강매로 96만8,000원이나 하는 온열치료기를 살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농촌지역 노인의 경우 판매원들의 감언이설에 속아 물건이 나쁘지만 어떻게 반품을 하느냐며 포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피해를 당한 경우 즉시 전국 4,000여개의 농협사무소에 마련된 소비자보호센터에서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공공기관을 사칭해 접근하는 경우
혼자 사는 노인들을 상대로 가스안전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자원재생공사 등에서 파견된 직원인 것처럼 속여서 물건을 강매하거나 설치비를 받아 가로채는 경우도 있다. 또 돈을 내지 않는 노인들에게는 마치 법원에서 발송하는 서류처럼 꾸민 「독촉장」과 「최고장」을 내놓으며 노인들을 협박한다.
■추첨에 당첨됐다며 물건을 맡기는 경우
심모(72·여)씨는 서울 낙원동 골목에서 사람들이 모여있는 틈에 얼굴을 내밀고 들여다보다가 「할머니 당첨되셨습니다」라는 소리를 들었고, 얼떨결에 냄비세트를 받아들었다. 『집이 멀어서 못 가져간다』고 말하자 봉고차로 모셔드린다고 집까지 배달한뒤 험악한 인상의 운전기사가 배달비로 8,000원을 요구했고 그 돈은 나중에 계약금이 되었다. 그리고 2∼3일뒤 심씨의 집으로는 안내장과 함께 대금납부용 지로용지가 배달됐다.<조철환 기자>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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