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한일 하나+보람보다 시너지효과 훨씬 클듯/숨은 부실 많은 長銀 막판 ‘조흥銀 피하기’/조흥·신한·주택銀 등 짝짓기 모색 빨라질듯「상업+한일」「하나+보람」에 이어 「국민+장기신용」의 합병이 확정됨에 따라 은행권이 대형화, 합병물결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두 은행이 합병되면 자산규모가 98조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의 「슈퍼뱅크」가 된다.
■의미
국민은행과 장기신용은행의 합병은 초대형은행의 탄생이란 점에선 상업+한일, 우량은행간 자발적 합병이란 면에선 하나+보람과 유사성을 갖고 있지만 시너지효과는 앞선 두 합병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국민과 장기신용의 결합은 「상호보완적 합병」의 첫 사례가 된다. 상업+한일, 하나+보람은 기본적으로 유사한 성격의 은행을 합쳐 대형화와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하는 합병이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소매)금융 부문에서 국내정상을 달리고 있는 국민은행과 기업(도매)금융에 특화한 장기신용은행의 결합은 상호 취약점을 합병으로 보완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합병성사과정
두 은행의 합병논의가 본격화한 것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8% 초과 우량은행에 대한 경영진단이 실시된 지난달 중순께. 국민은행은 합병보다 외자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었고 장기신용은행은 하나보람커플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합병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송달호(宋達鎬) 국민은행장과 오세종(吳世鍾) 장기신용은행장간 논의가 시작됐다.
국민은행 고위관계자는 『외환은행과의 합병은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주택은행과 합병도 생각해봤지만 인원이 너무 많은 것이 걸림돌이었다. 결국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장기신용은행과 맺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합병은 장기신용은행이 훨씬 절실한 입장이었다. 우량은행이란 일반적 인식과는 달리 숨은 부실이 훨씬 많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합병은 사실상 외길선택이었다. 이런 가운데 8일 조흥+장기신용 합병설이 나돌았고 결국 장기신용은행은 「조흥은행 피하기」를 위해 국민은행과 합병을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향후 합병전망
남은 곳은 조흥 외환 주택 신한 한미등이다. 이중 외환은행은 합작선인 코메르츠방크의 감자문제가 걸려있어 합병문제가 다소 뒤로 미뤄질 공산이 크다. 한미도 당분간은 합병선상에서 벗어나 있다.
조흥은행은 장기신용은행과 합병이 무산됨에 따라 궤도수정이 불가피해졌지만 여전히 합병에 가장 적극적이다. 따라서 한때 거론됐던 「조흥+주택」「신한+조흥」등의 결합가능성은 다시 수면위로 부상할 전망이다. 신한은행도 대형시중은행들이 합병가도에 들어섬에 따라 어떤 형태로든 짝짓기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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