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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자회담 내실 있어야(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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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자회담 내실 있어야(社說)

입력
1998.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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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차회담후 결렬됐던 남·북한, 미·중의 4자회담이 10월중 제네바에서 재개될 전망이다. 북한과 미국은 6일(한국시간) 뉴욕에서 제7차 고위급회담을 열고 지난해 6월 2차회담후 중단된 북·미 미사일협상을 다음달 첫째주 베를린에서 다시 열기로 하는등 그동안 중단되고 있는 각종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우리는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이같은 회담들이 다시 열리게 된 것을 환영하면서 관련국들이 보다 성의있는 자세로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한다. 특히 북한의 지하핵시설 건설의혹과 탄도미사일 실험발사 논란으로 현재 한반도엔 그 어느때보다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관계당사국들이 대화를 통해 이 지역의 긴장완화 문제를 논의하기로 합의한 것은 의미있는 진전이다. 이번에 재개될 일련의 회담이 주목되는 것은 김정일체제로 권력승계를 완료한 북한의 대외정책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 때문이다. 더욱 기대를 갖게하는 것은 북한이 체제정비가 끝나자마자 대화재개에 응했다는 점이다. 정부당국자가 「햇볕론」으로 일컬어지는 대북유화기조가 제자리를 잡게되지 않을까 안도하는 모습에서도 이같은 기류가 잘 감지된다.

다시 만나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크지만 갈길은 멀고 험하다. 현단계에서 낙관하기엔 이르다. 예측을 불허하는 북한의 태도때문이다. 사망한 자기아버지를 「영원한 주석」이라며 국가주석으로 삼는 이상한 나라가 또 어떤 수를 들고 나와 회담을 지연시킬 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예상할 수 있는 것은 회담이 상당기간 지속되리라는 전망이다.

이유는 북한의 회담수요(需要)때문이다. 식량난등 심각한 경제난이 북한으로 하여금 선택의 폭을 제한한다. 그들은 이번에 쏘아올린 물체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실험이 아니라 순수한 인공위성이라는 설명을 할 자리가 필요하다. 또 영변부근의 지하시설이 핵무기개발용이 아니라는 해명의 필요성도 있을 것이다. 공연히 미·일을 자극해 식량수급에 차질을 빚어서는 생존이 곤란하다. 이런 여러가지 정황들을 살펴보면 대화는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적어도 대화를 하는 동안은 북한이 잃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일련의 대화가 성공하려면 북한이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그리고 군사적 맹종주의가 남기는 것은 파멸뿐이라는 사실도 아울러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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