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원고료수입 200만원이하” 73%/전업작가로는 생활유지 어려워/대부분 교직·출판분야 등 겸업문인들은 IMF시대를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신경림)가 처음으로 실시한 「문인복지 및 창작활성 실태조사」는 「문인들의 빈곤」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조사는 글로벌 리서치가 맡아 작가회의회원 전체 707명을 대상으로 7월27일∼8월12일 우편설문을 통해 이뤄졌다. 응답자는 198명, 회수율 28%로 다른 설문조사보다 높은 편이었다.
조사결과 문인들의 73.2%는 연간 원고료수입 200만원 이하로 나타났다. 월평균 순수 원고료수입은 16만9,000원. 노동부가 규정한 월평균 최저생계비 19만4,000원도 안되며 IMF 이전의 23만7,000원보다는 29% 감소했다.
전업작가의 처지는 심각할 정도이다. 전체 문인 중 다른 직업 없이 창작활동에 전념하고 있다고 응답한 전업작가는 13.1%. 이 가운데 30.6%만이 연간 원고료 수입이 1,000만원 이상이라고 답했다. 장르 간에도 편차가 커 시인은 전체응답자 111명 중 전업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11명에 불과했다. 작가회의는 『시 1편에 2만∼3만원에 불과한 원고료, 발표지면 제약, 1년에 10회도 안되는 청탁회수를 감안하면 전업시인이 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때문에 대부분의 문인들은 교직(30.3%) 출판(14.1%)등 분야에서 겸업하거나 배우자 수입(14.6%) 또는 가족의 지원(4.0%)에 의존한다. 아르바이트나 일용노동직에 나서는 경우도 6%였다. 당연히 문인으로서 현재 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5.6%만이 「좋다」고 답했고 48%는 「매우 좋지 않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이재열(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문인도 생활인이라는 측면에서 이번 조사는 문인들이 전업작가로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기적에 가깝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경제적 효율성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문인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작가회의는 『우리 사회는 훌륭한 창작을 위한 미덕으로 청빈을 미화해왔지만 조사결과는 청빈을 통한 「진실과 자유」는 커녕 문인들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정부측에 「창작환경의 구조 개선」을 강력히 요구하기로 했다. 지난해 문예진흥기금의 문화예술부문에 대한 지원액은 18억2,100만원으로 전체 예산의 8%에 불과하며 그중에서도 문인이나 문인단체에 대한 지원은 지극히 미미하다. 작가회의는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우선 각급학교와 공공도서관이 순수창작물을 포함한 비영리 서적의 구매를 의무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문인의 의료보험 보장 및 집필공간 확보, 문인금고 설치도 제안했다.<하종오 기자>하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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