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룡 4·손충무 5·임경묵 고성진씨 3년서울지검 공안1부(홍경식·洪景植 부장검사)는 7일 서울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손지열·孫智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북풍공작 사건 결심공판에서 권영해(權寧海) 전 안기부장에게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과 국가안전기획부법 위반죄를 적용, 징역 12년에 자격정지 7년을 구형했다.
권씨에겐 오익제(吳益濟) 편지공표, 윤홍준(尹泓俊) 기자회견 지시, 김대중(金大中) X파일 책자발간등 선거법위반 부분은 징역 10년에 자격정지 5년이, 이석현(李錫玄) 남조선명함 파동, 김대중 사진변조 등 안기부법 위반 부분은 징역 2년에 자격정지 2년이 각각 구형됐다.
검찰은 또 박일룡(朴一龍) 전 안기부1차장에게 징역 4년에 자격정지 4년, 임광수(林光洙) 전 101실장에게 징역 2년6월에 자격정지 2년6월, 임경묵(林慶默) 전 102실장과 고성진(高星鎭) 전 103실장에게 징역 3년에 자격정지 3년씩을 각각 구형했다. 대선전 김대중(金大中) 후보를 비방한 「파일 시리즈」를 게재한 인사이드월드 발행인 손충무(孫忠武)씨에게는 징역 5년에 자격정지 2년, 이강수 전 안기부장 비서실장에게는 징역 2년에 자격정지 2년이 각각 구형됐다.
이밖에 양심선언을 기도한 안기부직원을 연행·감금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상생(李翔生) 전 안기부 감찰실장에게는 징역 3년에 자격정지 1년 및 추징금 7,000만원이 구형됐다.<박일근 기자>
◎구형·최후 진술 안팎/안기부 정치개입에 ‘쐐기’/일부 피고인 ‘황장엽 파일’ 존재 재론 눈길
7일 북풍공작 사건 결심공판에서 권영해 전안기부장에게 징역 12년에 자격정지 7년이란 중형이 구형된 것은 안기부의 고질적인 정치개입 관행에 쐐기를 박겠다는 검찰의 의지로 해석된다.
검찰은 이날 1시간30분에 걸친 논고를 통해 『북풍공작 사건은 정권 창출을 위해 국가기관을 동원, 민의를 왜곡하고 조직적인 정치관여를 꾀한 역사상 유례가 없는 반민주적 범죄』라고 규정했다. 오익제 편지사건등 일련의 사건은 정권교체기를 앞두고 특정후보의 비방·낙선을 노린 정치공작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 사건을 지시한 권씨에게 중형을 구형함으로써 권력기관의 선거개입에 경종을 울리려는 의미가 담겨있는 셈이다.
그러나 검찰의 높은 구형에는 권씨가 수사과정에서 자해소동을 벌이는등 권력기관의 수장답지 않은 행동을 한데 대한 「괘씸죄」도 들어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변호인은 아예 이 사건을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검찰의 구형은 터무니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날 일부 피고인들은 최후 진술을 통해 황장엽(黃長燁) 파일의 존재를 재론하거나 자신들의 행위가 현정권 탄생에 일조했다는 논리등을 펴 주목을 끌었다.
고성진 전 안기부103실장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된다는 생각에 황장엽 파일 보안에 노력했다』며 『지난해 대선은 엄정한 정치적 중립이 지켜져 국민회의가 집권할 수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권 전 부장은 『이번 사건으로 대북경각심이 이완되고 북한의 혼란전술에 말려들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일룡 전 안기부1차장은 『명예를 걸고 진실을 밝힌만큼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고 밝혔고 임경묵 전 102실장은 『한평생을 대공분야에서 근무하며 명예와 긍지를 갖고 살아왔는데 지금은 구속의 충격으로 수면제를 복용하며 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손충무 인사이드월드 발행인은 『누구보다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는데 이제 김대통령의 이름으로 고발당해 이 자리에 선것은 아이러니』라고 말했다.<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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