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달러회수·수입급감으로 우크라·몰도바 등 큰 타격러시아 경제위기의 심화로 한때 소련이라는 한 테두리안에 있던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들과 발트 3국의 경제가 위기국면에 빠져들고 있다.
루블화 가치하락에 따라 러시아 정부가 CIS국가에 투자된 달러화 회수에 나서자 각국의 통화가 연쇄적인 하락국면을 맞고 있는 것이다. 또 러시아 국민들의 구매력 감소로 대러시아 수출의존도가 높은 이들 국가의 무역수지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 표면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국가는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는 4일 달러당 1.8∼2.25흐리브냐로 묶여있던 환율 변동폭을 2.5∼3.5흐리브냐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은 러시아 금융위기이후 흐리브냐화 방어를 위해 매일 수천만달러의 외환 보유고를 풀어왔지만 결국 평가절하 압력에 굴복한 셈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22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약속했지만 중앙은행 외환보유고 8억달러, 외국자본의 지속적 이탈, 인플레 임박 등의 상황은 이미 「러시아 태풍」의 영향으로 우크라이나 경제도 붕괴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준다.
몰도바공화국도 러시아은행의 달러회수에 따라 자국통화 레이화 방어를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환율이 4일 사상 처음으로 달러당 5레이 이하로 떨어졌다. 암시장에선 달러당 6.5레이까지 거래됐고 중앙은행 총재는 공식적인 평가절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체 수출물량의 20%를 러시아로 실어 보내고 있는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 CIS에 속하지 않지만 구소련 소속 공화국이었던 발트3국도 러시아의 구매력 감소로 타격을 입고 있다. 리투아니아의 경우 러시아 경제위기의 여파로 1억7,500만달러의 손실을 보았고 750만달러어치의 낙농제품 수출길이 막혀 러시아산 오일 등과의 물물교환 형식의 교역을 검토하고 있다. 라트비아도 대러시아 수출물량이 20%이상 감소했다.<김정곤 기자>김정곤>
◎獨·佛 등 EMU 참가 11국/악재 불구 통화·증시 안정세
세계적 환란시대에 「유럽통화동맹(EMU)」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러시아사태까지 덮쳐 국제경제가 춤을 추고 있는 가운데 내년부터 단일통화 유러(EURO)를 도입하는 유럽통화동맹 11개 참가국에는 파장이 미미,통화동맹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EMU는 특히 외환시장에서 위력을 나타내고 있다. 호주 캐나다마저도 세계 금융대란으로 인해 자국통화가치(미달러대비)가 사상최저로 폭락했음에도 불구,EMU 참가국들은 각국 통화가 안정세를 유지하는 등 무풍지대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노르웨이와 핀란드는 EMU 참가여부에 따라 상황이 전혀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비참가국인 노르웨이는 아시아 파장과 국제유가하락이란 악재가 겹쳐 자국통화 크로나의 돈값이 대폭 떨어지는 쓴맛을 보고 있다. 반면 EMU 참가국인 핀란드는 서유럽국가중 아시아및 러시아와의 교역비중이 가장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자국통화 마르카가 별로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독일 마르크화의 경우 국제환란이후 세계 투자가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통화로 각광을 받고 있다.
증시에서도 EMU 참가국들은 비교적 동요가 덜한 편. 최근 월가의 다우존수지수의 대폭락사태에서도 프랑스 파리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는 하락폭이 각각 0.15%와 0.87%에 불과했다. 아시아에서 외환위기가 불붙기 시작한 지난해 7월부터 지날달까지 14개월동안 아시아와 중남미 동유럽국가들의 증시가 일제히 수십%씩 곤두박질친 것과는 반대로 EMU권은 오히려 호황을 맛보았다. 프랑크푸르트 30.7% 파리 25.9% 런던 13.5% 올랐으며 경제력이 처지는 스페인의 마드리드 증시마저 22% 상승했다.
통화동맹이 이처럼 세계적 환란에서 방패막이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화폐통합을 위해 그동안 11개 참가국들간의 환율안정 이자율 수렴등 안정조건을 강력히 추진하는 한편 재정의 허리띠를 졸라매는 긴축의 고통을 감내하면서 경제 펀더멘틀을 단단히 다져온 결과다. 프랑스 파리바은행의 경제분석가 모르티메 박사는『EMU가 없었다면 유럽도 태풍의 중심권에 휘말렸을 것』이라고 말했다.<파리=송태권 특파원>파리=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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