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단결·나라단합 역설「야도(野都) 부산」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정치적 고비 때마다 중요한 변수가 돼 왔다. 지난 대선에서 부산은 이인제(李仁濟) 후보에게 상당한 표를 줌으로써 김대통령의 당선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현재도 부산은 여권 동진(東進)정책의 최전선이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대통령의 지지율이 가장 낮게 나타나는 것도 이 지역이라고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김대통령은 4일 부산 신항만 건설 지원 등 큰 「선물」을 들고 부산시청에 입성했다. 안상영(安相英) 부산시장의 예산 지원 건의를 들은 뒤, 김대통령은 『나는 다시 대통령에 나서지 않을 것인 만큼, 마음에 없는 얘기로 환심을 살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대통령은 『전주 광주에 갔을 때 그 곳사람들은 「우린 괜찮으니 신경쓰지 말라」고 하더라』며 『호남은 영남과 하나가 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부산의 단결 뿐 아니라 나라 전체의 단합을 생각해 달라』며 『지역감정이 나라에 가져다 준 이득이 도대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김대통령은 또 『부산이 2조4,000억원의 재정적자를 떠안고 중병을 앓고 있는 것도 과거 정경유착 때문』이라며 『중대한 결심으로 부패를 일소하고 정치를 개혁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대통령은 『절대로 굴복하거나 아첨하지 않고 소신을 지켜 새 나라를 건설할 것』이라고 「전의(戰意)」를 보이기도 했다. 김대통령은 보고 내내 안시장과 뒷줄에 앉은 부산 지역의원들을 강하게 응시했다. 이날 업무보고 및 오찬에는 국민신당 출신의 서석재(徐錫宰) 김운환 한이헌(韓利憲) 의원과 자민련 김동주(金東周) 의원, 한나라당 김진재(金鎭載) 이상희(李祥羲) 김형오(金炯旿) 박종웅(朴鍾雄)의원, 문정수(文正秀) 전 부산시장이 나란히 참석, 부산지역 의석 판도의 변화를 실감케 했다.<부산=유승우 기자>부산=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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