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자산·시장점유율등 앞선다”/LG “주력업종 기반… 기술 낫다”반도체경영권을 둘러싸고 현대전자와 LG반도체가 막판 진통을 겪고있다. 현대전자와 LG반도체는 합병시 서로 경영권을 가져야한다고 맞서 빅딜협상의 마지막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이의춘 기자>이의춘>
▷현대측 입장◁
■생산능력 자산 투자 등에서 LG를 앞선다며 LG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현대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의 세계시장점유율이 3위(9%)로 6위인 LG반도체(6.7%)를 앞서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규모와 자산이 각각 5조9,400억원, 12조3,000억원으로 LG의 5조7,700억원, 7조8,000억원보다 많다는 것도 경영권 확보의 이유로 강조하고 있다.
이와함께 LG반도체는 독자상표보다는 일본의 히타치에 주문자부착상표로 공급, 독자적 생존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다.
현대전자는 LG반도체가 타협안으로 제시한 공동경영안도 현실성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반도체는 산업특성상 신속한 의사결정이 중요한데 공동경영시 의사결정에 큰 차질을 빚을 것이란 주장이다.
투자시기를 놓치면 기술경쟁력에서 밀릴 것이므로 현대가 경영권을 갖고 강력한 공격경영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자산 투자등에서 커다란 차이가 나는데도 LG가 동일한 지분을 달라는 것은 억지라는 시각이다.
▷LG측 입장◁
■그룹의 핵심업종이 전자 전기 정보통신으로 시너지(연관효과)를 극대화하기위해 반도체경영권을 결코 현대에 넘겨줄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현대에 넘겨줄 경우 전자관련 사업에 필요한 반도체의 안정적인 공급이 큰 차질을 빚는 등 그룹발전에 치명타가 된다는 지적이다. 현대의 경영권요구는 『말도 안되는 억지』라며 펄쩍 뛰고 있다.
LG는 기술력 매출 품질등에서 현대전자보다 앞선다는 점을 경영권 확보의 주요한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램버스 D램과 64메가 싱크로너스 D램등 차세대 제품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미국 컴팩사등 대형컴퓨터업체에 대한 공급물량이 전체의 85%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현대전자는 현물시장에 대한 공급비중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도체 매출액(지난해)도 2조원으로 현대전자(1조8,000억원)보다 앞서고, 부채비율도 487%로 현대의 688%보다 낫다고 강조하고 있다.
LG는 경영권을 둘러싸고 한치의 양보가 없는 평행선을 달리자 공동경영안을 마지막협상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반도체 합의 실패땐 바로 2차빅딜 불가피
5대 그룹은 반도체 부문 미타결로 빅딜 합의안 발표를 3일로 하루 연기했지만, 현대와 LG가 2일 밤 늦게까지 막판 절충을 벌이고 있어 연초부터 진행된 빅딜협상은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반도체가 막판 걸림돌
5대 그룹은 사업구조조정의 1단계 완결을 위해서는 반도체를 빅딜합의안에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경련은 빅딜의향서 체결 발표를 하루 늦췄다.
전경련이 반도체를 포함한 7개 업종의 빅딜합의안을 일괄 발표키로 한 것은 기업구조조정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기아자동차 재입찰이라는 상황에서 빅딜의 핵심격인 반도체를 이번 합의안에서 뺄 경우 정부 및 재벌에 쏟아질 개혁 의지 부족이라는 비판을 받아넘기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호랑이를 그리려다 고양이에 그쳤다는 국내외 비난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2차 빅딜 불가피
반도체가 만일 합의점 도출에 실패할 경우 곧바로 제2차 빅딜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유화의 경우 대산단지만 합의했을 뿐 울산단지(SK(주), 대한유화) 여천단지(LG화학, 대림산업, 한화종합화학, 호남석유화학) 등은 지주회사 설립과 경영권 문제 등에 대해 결정된 사항이 없는 상태다.자동차도 기아자동차의 재입찰을 통해 새주인을 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현대 삼성 대우 등 3대 그룹간 또 한차례 「고도의 빅딜협상」이 벌어질 경우 현재의 빅딜구도가 크게 변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재계는 전망하고 있다.<이의춘 기자>이의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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