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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손길승­최태원 과도체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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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손길승­최태원 과도체제로

입력
1998.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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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길승씨 수펙스­텔레콤 회장 맡아 그룹회장役/최태원씨 SK(주) 회장 맡아 그룹내 경영총괄/창업주 장남 최윤원씨는 케미칼 회장 선임SK그룹은 1일 고(故) 최종현(崔鍾賢) 회장에 이어 그룹대표로 손길승(孫吉丞·57) SK텔레콤 부회장을 선임했다. 이에 따라 SK의 경영구도는 SK의 간판전문경영인인 손회장 체제로 새롭게 출발하게 됐다.

SK그룹은 이날 그룹사장단회의인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를 열고 손길승 SK텔레콤 부회장을 수펙스추구협의회장겸 SK텔레콤 회장으로, 최태원 SK(주) 부사장을 SK(주) 회장으로 각각 선임했다. 손회장은 고 최회장의 역할을 이어 받아 SK그룹 회장역할을 수행하게 됐으며, 고 최회장의 장남인 최태원(崔泰源·38) 회장은 대주주를 대표해 그룹내 경영을 총괄하며 회장승계절차를 밟게 됐다.

오너가 아닌 손부회장이 SK그룹 대표로 전격 발탁된 것은 최회장이 경험부족으로 아직 그룹회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다는 것과 빅딜 등 최근의 급변하는 대외환경을 감안, 원로인 손회장이 당분간 이끌고 가는 게 유리하다는 데 2세들과 전문경영인들이 전격 합의했기 때문인 것을 알려졌다.

SK는 이날 회의에서 전문경영인과 2세들간의 과도기적 경영구도가 바람직하다고 판단, 만장일치로 손회장을 수펙스추구협의회장으로 선임했으며, 이른 시일내에 최태원 회장이 그룹대표직을 승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 신임대표는 회장수락사를 통해 『정보통신 생명공학을 21세기 그룹주력사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창업주인 고 최종건(崔鍾建) 회장의 장남인 윤원(胤源) SK케미칼 부회장을 SK케미칼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 SK그룹은 오너와 전문경영인 3회장체제를 갖추게 됐다. SK그룹은 손회장이 그룹대표를 맡음에 따라 신임구조조정본부장에 유승렬(劉承烈) SK(주) 전무를 내정했다.

◎손길승·최태원 회장 회견/“이른 시일내에 최태원 회장이 승계”

SK그룹 손길승·최태원 회장은 이날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전문경영인과 오너와의 공동경영체제로 현 위기를 극복한 뒤 이른 시일내에 최태원 회장 체제로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공동기자회견 일문일답 내용이다.

­전문경영인 회장선임은 고 최회장의 유언인가.

(손회장)『유언장을 남긴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고인은 평소 가족과 전문경영인들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 결정은 고인의 평소 유언내용을 그대로 실천한 것이다』

­과도기 경영은 언제까지 갈 것인가.

(최태원)『새로운 시도다. 부친은 평소 오너와 전문경영인의 보완관계를 강조하셨다. 전문경영인이 제대로 경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할 생각이다. 오너가 경영역량을 갖추면 자연스럽게 승계될 것이다』

◎손길승 신임회장/20년간 기조실장… 유공인수 등 성사

손길승(孫吉丞·57) 신임회장은 고(故) 최종현(崔鍾賢) 회장의 「분신」으로 알려진 SK그룹의 간판 전문경영인.

경남 하동출신으로 진주고와 서울대 상대(17회)를 졸업한 후 65년 선경직물에 입사, 78년부터 20년간 그룹기조실장을 맡아 「직업이 기조실장」이란 별명을 얻었다. 뛰어난 기획력과 최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워커힐호텔 유공(현 SK(주)) SK증권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등 수많은 기업인수합병(M&A)및 신규사업진출을 성사시켰다.

「일로 스트레스를 푼다」고 할 정도로 일에 몰두하는 스타일이면서도 고최회장에 대한 충성심도 남달랐다는 게 내부의 평.

지난해 고최회장이 폐암수술을 받은 후 사실상 그룹경영에 간여해왔고 최근 재계의 그룹총수모임에는 최회장의 대리인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최태원 SK(주) 회장/92년부터 경영수업… 정보통신진출 주도

손길승 그룹대표의 취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SK의 실질적인 대주주인 최태원(崔泰源·38) SK(주) 회장은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해외파. 지난해말 고 최회장의 폐암수술이후 SK(주)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일선에 나섰다. 83년 고려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유학후인 92년 그룹에 합류, SK상사, SK(주) 상무 등을 거치면서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선경그룹시절 대한텔레콤을 설립, 제2이동통신사업권인수를 진두지휘하며 SK의 정보통신사업진출에 주도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이고 개방된 사고를 갖고있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 부인은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의 딸인 소영(素英·37)씨다.<김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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