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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의 弔鍾 울리나/윤석민 뉴욕(특파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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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의 弔鍾 울리나/윤석민 뉴욕(특파원 리포트)

입력
1998.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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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어느날 갑자기 다가 온 IMF. 우리의 생존권을 거머쥔 IMF는 그래서 귀신보다 무섭다고 했다.그러나 그 무서운 IMF시대가 가고(去) 있음을 국제사회는 느끼고 있다. 세계 금융질서의 최후보루로 자임해 온 IMF가 가용 재원 고갈과 러시아 구원 실패로 위신이 땅에 떨어졌다. 당장 10월에 예정된 IMF와 세계은행(IBRD) 연차총회에서 새로운 방향의 개혁이 모색돼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여론이 비등하다.

러시아 금융위기는 IMF시대에 사실상 조종(弔鍾)을 쳤다. IMF가 226억달러 규모의 금융지원에 합의한 지 불과 한 달여만에 폭발한 러시아 국가부도 위기사태는 IMF 관리 능력의 한계를 드러낸 극명한 사례다.

IMF는 이번 러시아사태에서 그간 금과옥조처럼 지켜온 채무국의 원리금 완전상환원칙마저 사실상 포기했다. 400억달러 규모의 루블화표시 채권을 향후 3∼5년내 갚겠다는 러시아측의 일방선언을 사실상 묵인함으로써 서방채권자들이 원금조차 회수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IMF의 기력은 앞으로 더욱 쇠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한국과 인도네시아 등에 470억달러, 러시아에 226억달러를 쏟아부어 현재 가용자금이 100억∼130억달러에 불과하다. 자금난 해소를 위해 증자를 추진중이지만 최대 출자국인 미국 의회는 정부가 요청한 180억달러 출자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 경제의 「구원 투수」역할을 더 이상 하기 힘든 실정이다.

IMF의 실패는 곧 「최고 사령탑」인 미국의 전략적 실패라는 분석도 있다. 그간 IMF를 매개로 자국식 시장주의의 세계화를 전파해 왔지만 러시아 경제 구원에 실패, 세계경제를 위태롭게 만들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IMF의 이중잣대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한국 태국 등에는 희생을 일방적으로 강요했지만 러시아나 인도네시아 등 배짱 세고 덩치 큰 국가 앞에선 쩔쩔매고 있다는 비판이다. IMF는 종이호랑이로 전락할 것인가? IMF의 개혁론은 점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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