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기준 싸고 학부모와 마찰… 아예 성적순 내정도99학년도 입시에서 고교장추천전형이 대폭 확대되면서 학교마다 추천학생 선발을 놓고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9일부터 시작되는 서울대 원서접수를 앞두고 추천전형의 취지에 맞게 다양한 소질과 특성을 반영하려는 학교측과 이같은 기준의 공정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학부모들의 견해가 맞서 심각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1일 일선고교에 따르면 서울 강남 8학군 고교와 지방 명문고의 경우 전교 1, 2등을 다투는 학생들은 자력으로 명문대 입학이 가능, 교내외활동과 봉사 인성 지도력 등 성적이외의 기준으로 학생을 추천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서울대로부터 4명추천을 의뢰받은 서울 강남 H고의 경우 교장과 교사 10명으로 심의위원회를 구성, 학급별로 추천된 학생 30여명의 자기소개서 수학계획서 담임 추천서 등을 놓고 심사중이다. 양모(56)교사는 『추천제의 취지에 맞도록 다양한 특성을 평가, 선발할 계획』이라며 『그러나 성적 최상위급 학생의 학부모들이 이같은 추천기준에 강력히 이의를 제기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서울 영등포구 K고교는 추천대상자를 이미 내정해 놓고도 성적 1, 2위 학생 학부모들의 항의가 잇따라 최종확정을 짓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학부모들은 서울대에 직접 전화해 『교과성적이 우수한 아들이 부당하게 추천대상에서 제외됐다』며 간접항의를 하기도 했다.
이때문에 상당수 학교에서는 아예 시비를 피하기위해 성적순으로 선발, 추천제 도입의 의의를 훼손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2명이하를 추천하는 중하위권 고교나 실업계고교들은 일찌감치 전교성적 1, 2등 학생을 추천키로 방침을 정한 곳이 대부분이다.
현대고 권순환(權純煥) 교사는 『고교장 추천과정에서 교사와 학부모 학생간에 갈등과 불신이 생기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차라리 대학이 나름대로의 추천기준을 정하고 이 기준에 맞는 학생전원을 추천받아 대학이 자체 사정을 통해 선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김호섭 기자>김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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