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잘스를 되살린다”/20∼30년대 유명음악인 음반/CD로 복각,올 30만장 수출 목표「카잘스를 되살린 사나이」 음반제작업체인 굿 인터내셔널의 이근화(李根和·34) 사장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는 80년대 타계한 전설적인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가 30년대 남긴 음반들을 컴팩트디스크(CD)로 복각해 국내판매 및 클래식음반사상 처음으로 해외 수출의 성과를 올렸다. 그가 만든 복각음반들은 해외에서도 구하기 힘든 명연주들이어서 미국, 유럽, 남미 등으로부터 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복각음반이란 요즘 구하기 힘든 1920∼30년대 유명연주인들의 음반을 다시 들을 수 있도록 깨끗한 음질의 CD로 재생한 것을 말한다. 무조건 다시 녹음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최상의 음질유지가 중요한데 이사장은 이를 위해 이탈리아에서 개발된 「체다르음향시스템」이라는 잡음제거기술을 도입했다.
이사장이 「모노폴리」라는 자체상표로 세계시장에 내놓은 클래식음반은 모두 8종. 카잘스가 전성기때 녹음한 첼로연주곡과 에드빈 피셔의 「바하평균율클라비어곡집」, 아르투르 슈나벨의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모음곡」 등 모두 1930년대 활동한 거장들의 연주음반이다.
이중에서 특히 카잘스의 「바하무반주첼로모음곡」은 지난해 12월 출시돼 국내에서만 5만여장이 팔렸으며 해외에 20만장 가까이 수출됐다.
이사장은 성공비결로 『저렴한 제작비용과 대량생산』을 꼽고 있다. 연주인들의 음반은 녹음 및 음반발매일로부터 50년이 지나면 저작권이 소멸된다. 따라서 그가 복각한 1930년대 음반들은 80년대에 이미 저작권이 만료됐으므로 저작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그의 음반들은 상표등록 및 상품특허를 통해 불법복제를 할 수 없도록 법의 보호를 받는다.
이사장의 남다른 사업기획은 오랜 현장경험속에서 나온 것이다. 그는 82년 고교를 졸업하고 청계천 음반상가 점원, 무역회사 사원으로 15년동안 일하면서 유통시장구조, 해외수출입관련업무를 터득했다. 음악광인 그는 월급을 받으면 밥은 굶어도 음반을 사모아 지금까지 5,000여장이 넘는 음반을 수집하며 음반사업에 대한 꿈을 키웠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96년 10월에 보증금없는 월세 50만원짜리 사무실을 빌려 굿 인터내셔널을 세운 이사장은 혼자서 사장, 직원, 판매사원 역할까지 1인3역을 했다.
그는 인터넷과 각종 음반전문지들을 통해 정보를 얻고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겨냥한 음반제작을 기획했다. 그래서 눈을 돌린 것이 화려한 명성에 비해 비싼 저작료가 필요없는 1930년대 복각음반들이었다. 복각음반의 성공으로 이제는 직원도 8명으로 늘었고 월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올해 목표는 30만장의 음반수출. 이를 위해 10월께 살타첼로라는 해외연주단이 「진도아리랑」, 「나그네설움」 등 우리음악을 재즈스타일로 연주한 음반을 세계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또 카루소, 비욜링 등 고인이 된 16명의 유명성악가들이 생전에 부른 똑같은 노래를 비교해 들을 수 있도록 만든 편집음반도 9월초에 출시할 예정이다.<최연진 기자>최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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