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작가 9인 작품/전통에의 다양한 저항/새 세력 형성 엿보여도전받는 전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또 그것은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생산하는가. 8월28일 개막, 10월20일까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계속되고 있는 영국현대미술전 「개성과 익명의 사이에서」는 「영국미술의 힘」을 실감케 한다. 영국문화원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공동주최하는 전시에는 90년대 급부상한 작가 9명의 작품 47점이 전시되고 있다.
전시작품은 영국 신세대작가들이 향후 새로운 미술세력으로 부상할 가능성에 현실감을 더해 준다. 90년대 초 집단창작 방식을 내세운 영국의 젊은 작가들을 지칭하는 「프리즈 제너레이션(Freeze Generation)」에 속한 이들의 주제는 전통과 회화에 대한 반성적 접근. 이번 전시에서도 「예술과 언어」그룹, 길버트와 조지, 게리 흄, 더글러스 고든 등은 평면에 대한 다양한 저항을 통해 평면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익명성의 현대사회를 압축적 흑백화면으로 표현한 더글러스 고든, 표면의 광택처리로 일러스트적 화면을 표현하고 있는 게리 흄 등은 영국적 삶에 대한 접근을 토대로 현대미술의 또다른 해석법을 보여주고 있다. 때문에 반(反)회화적 작품이 던져주는 시각적 충격이 크지만 전통회화에 대한 반성이 오히려 작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촉매로 작용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아쉬운 점도 있다. 최근 영국화단의 화두로 떠오른 「신체성」을 주제로 한 회화와 설치가 빠졌기 때문이다.<박은주 기자>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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