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을 달리하셨다는 청천벽력같은 비보를 해외출장중에 접하고 나서 믿겨지지않는 사실에 망연자실하였습니다.회장님은 저에게는 남다른 정을 주셨던 형님같은 분이셨습니다. 회장님과 처음 만났던 시카고 유학시절은 저의 기억속에 지금도 생생히 남아있습니다. 60년대초 한국의 경제가 어렵고 방향을 잃고 있었을 때 우리는 그 먼 이국땅에서 고국 걱정도 함께 하고, 먼 장래의 꿈에 대해서 얘기하며 학창시절의 정을 나누지 않았습니까.
유학을 마치시고 돌아와 경영자의 길을 걸으셨던 회장님께서는 시대를 앞서가는 탁월한 경영철학과 타고난 혜안으로 지난 25년간 SK그룹을「섬유에서 석유까지」의 세계 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키셨고, 우리나라 정보통신산업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는데 크게 기여하셨습니다. 누구와도 격의 없이 토론을 나누는 「넓은 가슴」을 지니신 회장님께서는 아이디어의 산실인 「캔 미팅」제도를 통해 SK그룹에 SUPEX운동을 정착시키기도 하셨습니다. 모든 면에서 회장님께서는 전문경영인의 본보기이셨습니다.
93년 전경련 회장을 맡으신 후 재계가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얻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시고 우리의 결속과 단합을 이끌어내신 빼어난 재계의 수장이셨습니다.
새삼 생각해보면 회장님께서는 국제회의에 나가서 눈부신 활약을 많이 하셨습니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스위스 다보스의 세계경제회의(WEF)라든지 아태경제협력체(APEC) 등 많은 국제회의에도 솔선하여 나가셔서 한국경제를 세계에 알리시고 외국자본을 끌어들이는데 결정적인 활약을 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이제 그렇게도 사랑하시던 부인 곁에서 극락왕생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조석래 효성 회장>조석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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