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세계적 캐릭터업체인 산리오(Sanrio)사가 한국진출을 공식 선언하면서 자사 캐릭터를 무단으로 사용중인 국내 팬시업체들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팬시업계에 엄청난 파장이 예고된다.산리오사는 28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고객설명회를 겸한 전시회를 열고 『그동안 도매상이나 보따리장사 등을 통해 음성적으로 공급되던 캐릭터 상품을 「산리오 코리아」라는 현지법인을 통해 직접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산리오사는 「헬로우 키티」 「케로피」 등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도 인기높은 캐릭터를 개발, 세계적으로 독점판권을 갖고 있는 회사다.
■산리오의 엄청난 시장지배력
업계에서는 「헬로우 키티」 「마이 멜로디」 「케로피」 등 산리오 캐릭터가 국내 캐릭터산업의 70∼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만화영화를 보고 자란 한국 어린이들의 경우 산리오 캐릭터를 사용하는 문구와 팬시류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설명회에는 L백화점과 A은행 등 이미지를 중시하는 국내 주요 업체 관계자들이 대거 참가, 산리오 캐릭터 사용에 대한 협상을 할 만큼 산리오 캐릭터의 국내시장 지배력은 대단하다.
■위기의 한국 팬시산업
그동안 자사 캐릭터상품의 불법유통에 대해 침묵을 지키던 산리오측이 법적 대응에 나설 경우 팬시업계에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 산리오 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한국에서 유통되는 산리오 캐릭터의 60∼70%는 불법복제품이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수백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캐릭터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회사들이 적절한 보상을 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팬시업계 관계자는 『모닝글로리 바른손 등 대표적인 한국 팬시업체들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산리오가 불법복제품에 대한 소송을 무기로 국내에 진출할 경우 업계전체가 공멸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조철환 기자>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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