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숨막히는 현실 뜨겁게 담아온 10년/극단 ‘한강’ 창단 10주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숨막히는 현실 뜨겁게 담아온 10년/극단 ‘한강’ 창단 10주년

입력
1998.08.28 00:00
0 0

◎노동·인권문제 일관된 관심/자살 실직자 그린 ‘단장곡’/내달 3일부터 무대 올려진보적 이념과 예술적 완성. 2월로 창단 10주년을 맞은 극단 한강이 그동안 탐구해온 화두는 이질적인 두 요소의 화합이었다.

한국전쟁때 헤어졌다가 광원과 회사간부로 만난 형제를 소재로 한 「대결」(88년)부터 자살한 실직자를 그린 10주년 기념공연「단장곡(斷腸曲)」까지. 9월3일∼11월1일 소극장 오늘(02­762­6036)에서 공연되는 「단장곡」은 실직에 절망, 목을 맨 아들과 어머니의 애달픈 사연을 그린 작품이다.

한강은 노동자의 이야기를 가장 많이 무대에 올린 극단이다. 창단 이후 가진 14회의 정기공연만 보아도 그렇다. 「골리앗 그보다 더 높이」(90년)는 현대중공업의 노사분규를 본격적으로 다루었고, 「나마스테」(94년)는 외국인근로자의 인권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부각시켰다. 또 1930년대 노동극 「청춘」(94년)을 발굴, 공연하기도 했다. 한강은 특히 노동문제에 대한 깊이있는 접근으로 주목받았다. 「노동자를 싣고 가는 아홉대의 버스」(91년)에서처럼 노사분규로 가정이 무너지는 노동자, 갈등하는 구사대의 모습 등은 관객을 울리고 웃기며 노동문제를 「우리사회의 문제」로 보편화했다.

각 대학 연극반과 탈반출신이 중심이 된 극단 천지연의 후신으로 88년 출범한 한강은 마당극과 서구 무대극의 이상적인 결합과 진보적 리얼리즘을 내걸었다. 창단멤버는 김영희(안무가) 남선호(영화조감독) 노이정(연극평론가) 박현섭(상명대 교수) 이수인(극단 오늘 연출가) 정진영 김의성(이상 배우)등. 여느 극단처럼 숱한 헤어짐을 반복, 장소익 대표만 남았고 일부는 극단 오늘을 만들었다. 한강은 9월부터 극단 오늘, 여성문화예술기획과 공동으로 소극장 오늘을 운영한다. 내년 5월에는 대극장을 빌려 올드멤버가 참가하는 합동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한강은 공동창작에 관심을 쏟고 있다. 배우들이 현장을 리서치한 후 장면을 직접 연출하는 방법이다.현장과 가까우면서 서정적이라 노조, 대학 등의 순회공연요청을 많이 받는데 이는 한강이 전문극단으로 뿌리내리는 토대가 되고 있다. 한 발은 대학로에, 한 발은 현장에 걸치고 있는 한강의 존재방식이다.

『우리 사회는 살 만한가 하는 의문, 동시대인에 대한 관심은 연극인이 가져야 할 태도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것을 표현할 날카로움이 모자라는 게 아쉬울 뿐이다. 이런 극단 하나 없다면 연극은 얼마나 숨막힐 것인가』. 한강 10년의 성과를 대신하는 장소익 대표의 말이다.<김희원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