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원단원 뒤잇는 풍정화 전통계승자/본보 ‘흰옷이야기’는 사상첫 유리에 그려신문소설 삽화계의 원로 이우경(李友慶·76) 화백이 넉달째 병석에 누워 있다. 96년 12월 전립선암 수술후 5개월 시한부진단을 받았던 이화백은 수술 중에도 한국일보 연재소설 「흰옷이야기」(채길순·蔡吉淳작)를 한 차례도 거르지 않았다. 그러나 5월부터 병세가 급격히 악화, 이화백과 그의 그림을 아끼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화백은 조선시대 혜원 신윤복(蕙園 申潤福)과 단원 김홍도(檀園 金弘道), 일제시대 이후 활약한 이승만(李承萬) 화백으로 이어지는 풍정화(風情畵)전통의 계승자. 그의 그림에는 정감과 운치있는 해학이 담겨 있다.
삽화를 백안시하는 풍토에서 그는 명리를 좇지 않고 한 길을 걸어왔다. 서울 자하문 밖에서 태어나 그 곳을 떠나지 않고 살아온 서울사람이다. 주위에서는 담백하고도 직선적인 성격과, 옛 풍정의 정확한 묘사는 그가 드문 서울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화백은 일제시대 제2고보(현 경복고) 재학중 일본 만주까지 포함한 전국학생전람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대원(李大源·77) 전 예술원회장 등이 동기생. 1941년부터 선전에 3연속 입선한 이화백은 50년대초 신문소설 삽화를 시작, 지난 해 6월 「흰옷이야기」까지 100여편을 맡았다. 손창섭(孫昌涉) 유호(兪湖) 홍성유(洪性裕) 이호철(李浩哲)씨 등 그의 그림 덕을 본 소설가는 수없이 많다. 특히 동학이후 한국사를 그린 「흰옷이야기」는 마지막 작품이라고 생각한듯 신문삽화 사상 처음으로 유리판에 그림을 그리는 예술혼을 보였다.<하종오 기자>하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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