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일간 엄격한 ‘옥석가리기’ 결론/美 경제지 선정 ‘아시아50인’ 뽑히기도/51세 ‘젊은 은행장’ 신선한 바람기대마침내 외부전문경영인 출신 은행장시대의 막이 올랐다. 쟁쟁한 전직고위관료들과 은행 내부인사들을 물리치고 주택은행장후보에 김정태(金正泰) 동원증권사장이 선임된 것은 「은행토박이」와 「모피아(재경부마피아의 약칭)」들로 짜여진 배타적 「행장 카르텔」을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한국금융사에 새로운 전기로 평가된다.
특히 김사장은 은행장급으론 약관의 나이(51세)여서 대체로 고령화한 은행권에 「젊은 은행장」특유의 신선한 바람도 기대된다.
이번 행장후보선임은 그 결과 못지않게 절차도 주목할만 하다. 공익성짙은 인사들로 짜여진 경영진인선위원회는 20여일간 엄격한 「옥석(玉石)가리기」작업을 벌였다. 은행내부인사와 전직관료, 현직금융기관장등 1차로 11명을 선정, 인사서류 및 경영계획서심사를 벌인 뒤 최종적으로 윤용석(尹容錫) 부행장과 김사장을 행장후보추천위에 복수상정했다.
그러나 24일 행추위에서 비상임이사들은 내부사정에 밝은 윤부행장과 외부전문경영인이란 시대적 흐름과 참신성이 돋보인 김사장을 놓고 3시간여동안 난상토론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26일 속개된 행추위에서도 두 후보의 개별면담까지 치르며 무려 5시간30분에 걸친 마라톤회의를 거듭, 결국 「교황식 선출식 만장일치」로 김사장을 낙점했다.
은행권에선 다소 생소하지만 김사장의 능력은 이미 국내외적으로 인정받아 왔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유종근(柳鍾根) 전북지사, 장하성(張夏成)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장과 함께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로부터 「아시아스타 50인」에 뽑히기도 했다. 김사장은 지난해 5월 동원증권사장에 취임, 4개월만에 「무차입경영」을 실현했고 올해에는 수익증권 운영내역을 업계 최초로 공개하는등 경영혁신에 앞장섰다.
광주출신으로 광주일고, 서울대 상대, 서울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74년 대한투자금융에 입사, 금융권에 발을 내딛었으며 34세때 대신증권상무로 발탁돼 세인을 놀라게 했다.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처럼 소탈하고 친화력이 강하면서도 공인회계사답게 업무처리가 무척 꼼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성철·김준형 기자>이성철·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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