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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색을 찾아라”/천연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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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색을 찾아라”/천연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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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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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 좋은 가을이 제철/깊은 색상에 방충효과도「자연의 색을 찾아라」

꽃 풀 열매등 자연의 색깔을 옷감에 옮기는 천연염색은 햇볕이 좋은 요즘이 적기. 천연염색의 색을 짙게 하려면 염색해서 말리는 것을 거듭하는 방법 밖에 없으므로 맑은 날이 계속되는 가을이 제철이다.

우리나라의 천연염색은 삼한시대에 이미 시작됐을 정도로 역사가 깊다.

최근들어서는 환경운동과 맞물려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지난 해에는 천연염색 보존연구협회도 생겨났다. 이 협회 김지희(효성가톨릭대학 디자인대학원장) 회장은 『천연소재로 물들인 직물은 자연스럽고 깊이있는 색상이 나는데다 해충·곰팡이방지효과까지 있다.

더구나 화학염색의 가장 큰 문제점인 공해물질 배출이 전혀 없어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손으로 하는 작업이라 대량생산이 어렵고 세탁 햇볕에 약한 단점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쓰던 염색소재로는 남청색을 내는 쪽, 붉은 색을 내는 잇꽃, 벽돌색을 내는 땡감, 산호색을 내는 소목등이 꼽힌다. 하지만 쑥 포도 상수리나 감나무의 잎, 양파와 밤껍질등 생활주변에서 보는 모든 자연식물이 천연염색의 소재가 된다.

작품을 만들 때 직접 쪽을 재배, 염색도 하는 한복디자이너 이영희씨는 『천연염색은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고 다양한 재료로 시도해 볼 수 있어 더 재미있다』고 말한다. 자연식물을 끓여 색을 내고 거기에 염색이 잘 되도록 식초나 백반, 석회등을 첨가한 뒤 직물을 적셔내면 된다. 잇꽃 소목 치자 같은 전통소재와 매염제인 석회 백반가루등은 한약재상에서 구입할 수 있다.

서울 경동시장 약장골목에서 치잣가루는 근당 3,000∼4,000원, 잇꽃은 근당 5,000원 정도에 팔린다. 한 근이면 명주 1필 정도를 염색할 수 있다. 이씨는 『명주 모시등이 색이 예쁘게 나오며 무명은 색이 잘 나오지 않는다. 직물은 염색에 들어가기 전 미지근한 물에 하루 정도 담궈 풀기를 제거해야 한다』고 설명한다.<김동선 기자>

◎김지희 회장과 이영희씨의 특강

■포도껍질

스테인리스냄비에 껍질을 넣고 껍질이 잠길 정도로 식초와 물을 1대 1 비율로 섞어 붓는다. 약한 불에서 15∼20분 끓인다. 체로 건더기를 걸러낸 뒤 준비된 천을 담궈 주무른다. 염액과 천은 무게가 똑같은 정도가 적당하다. 이때 얼룩이 지지 않도록 두 사람이 양쪽에서 천을 잡고 동시에 집어넣거나 천이 서로 닿지 않도록 빨리 휘저어 준다. 천을 담근 상태에서 20분간 끓인 뒤 식힌다. 2회 이상 반복해야 적당하게 포도색이 든다. 얼룩이 지지 않도록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낸 뒤 반그늘에서 말린다.

■양파껍질

껍질만 모아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100도에서 20분 정도 끓인다. 걸러낸 물에 직물을 넣고 물들이면 주황색과 황색의 중간색이 난다. 말린 뒤 백반가루를 3∼5% 푼 물에 헹구고 다시 식초를 떨어뜨린 물에 헹궈 말린다.

■잇꽃

홍화꽃잎 1근을 2∼3일 물에 담가두면 노란색이 우러난다. 여기에 옷감 1필과 잿물 2큰술을 넣고 주무르면 붉은 색이 난다. 다시 오미자즙 한 컵을 넣는다. 염색된 직물을 식초를 떨어뜨린 물에서 헹궈낸 뒤 반그늘에 말린다. 찜솥에 넣고 1시간 정도 수증기를 쬐어준다.

■밤

겉껍질과 속껍질을 삶아 우려낸 물에 물들이면 연한 미색이 난다. 매염제로는 백반가루를 1 큰술정도 넣으며 마지막으로 찜솥에 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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