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직접손실 9,000억,작년매출의 10% 육박/내수 2등으로 밀리고 수출 6만여대 선적못해/“엄청난 대가 치르고 부담만…” 이미지 큰 타격이번 파업사태가 현대자동차에 남긴 상흔은 너무나 크고 깊다. 최악의 불황을 맞아 생존을 위해 실시하려던 구조조정이 타의에 의해 종결됐기 때문이다. 파업을 통해 입은 직접적 손실과 이미지 추락 등 무형의 타격은 앞으로 현대자동차의 경영 정상화에 심각한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장 현대자동차는 40여일을 끌어온 파업을 통해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현대측이 추정하는 직접적인 손실액은 협력업체(7,758억원)까지 합해 1조6,4114억원.(완성차 판매대수 10만 465대분) 현대자동차의 손실액 9,065억원은 지난해 매출 12조원의 10%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한해 매출의 10분의 1을 한달여의 파업으로 날린 셈이다.
내수판매부문은 4월이후 대우자동차에게 선두를 내 준 상태다. 상반기 현대의 등록대수 기준 시장점유율은 38.05%. 대우의 43. 65%에 비하면 한참 떨어진다. 25년동안 선두를 뺏긴 적이 없는 국내 최대 자동차업체로서는 어쨌든 자존심을 구긴 셈이다.
수출부문의 타격도 심각하다. 7, 8월에 해외바이어들로부터 주문받고도 선적하지 못한 차량이 6만여대. 가을시즌에 맞춰놓았던 주력 EF소나타의 미국현지판매시기도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 수출이 주춤거리면서 현대그룹의 수출창구인 현대종합상사의 수출은 상반기 3위로 내려앉았고 7월에도 저조한 실적에 머물러 있다. 현대 관계자는 『구조조정도 제대로 못 할 만큼 경영권이 불안정한 회사제품이라는 이미지가 해외딜러와 소비자들사이에 고착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광고 등을 통한 이미지 강화작업의 결실이 한번의 파업과 어중간한 결말로 날아 간 셈』이라고 밝혔다.
협력업체들도 큰 피해를 봤다. 파업기간중 협력업체 피해액은 7,758억원. 그와중에 납품업체 347개사가 부도로 넘어졌다. 기아사태와 경기침체로 체질이 허약해질대로 허약해진 가운데 현대자동차 사태가 겹쳤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계산하기 힘든 무형의 타격이다. 우선 현대는 이같은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도 구조조정을 하지 못했다. 불황타개를 위해 구조조정에 들어간 현대가 생각하는 잉여인력은 1만여명. 6월 노동부에 정리해고를 신청한 규모는 4,800여명이었다. 때문에 277명으로 결론난 타결선은 향후 엄청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파업과정에 발생한 폭력사태 등으로 망가진 회사의 지휘체계도 조업정상화를 방해하는 요인이다. 현대 관계자는 『41건 126명이나 되는 폭력사태 관련 노조원들에 대한 처리없이 조업이 정상화할 경우 어수선한 사업장의 분위기는 불량률만 높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현대 관계자는 『파업사태에 발목이 묶여 향후 국내시장 판도가 걸린 기아인수에 전력투구를 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아무것도 해결된 것 없이 상황만 나빠졌다』고 우려했다.<이재열 기자>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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