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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수로 착공 1주년/노진환 논설위원(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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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수로 착공 1주년/노진환 논설위원(지평선)

입력
1998.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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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수로 건설사업이 한창인 함경남도 금호지구엔 요즘 남북한 근로자 250여명이 매일 같은 식당에서 얼굴을 마주보며 점심식사를 함께 한다. 이 가운데 북한노동자는 100여명이다. 식사를 제공하는 측은 물론 남쪽이다. 공사가 본격화되는 4∼5년뒤에는 매일 1만여명이 함께 작업하고 또 함께 점심을 들게 된다. 완공시까지 연인원 1,000여만명이 적어도 한끼이상의 공동식사를 하게 되는 셈이다. 앞으로 협상에 따라 근로자 참여비율이 결정되겠지만 6대 4정도로 추산한다면 연600만명의 북한근로자들이 투입될 전망이다.■북한 경수로사업이 착공된지 꼭 1년이 됐다. 19일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단장 장선섭·張瑄燮 대사)이 밝힌 「경수로사업 착공 1년」을 보면 한반도에 평화를 심게 될 이 사업은 KEDO이사회가 최근 재원분담 내역에 합의하고, 또 올 정기국회중 재정분담 동의가 이뤄질 예정이라 차질없이 추진될 전망이다.

■현지에 파견된 우리측 인사들은 이미 위성수신장치로 KBS등 국내 20개채널의 방송을 시청하고 있고 의료진의 상주로 간단한 외과수술도 가능하다고 한다. 사업이 이처럼 차질없이 진행되면 남북한 관계개선은 물론 분단 반세기이래 쌓여온 상호불신의 벽을 허무는데도 크게 기여하리라 본다.

■이미 북한은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현지에 평양 옥류관 분소를 설치했다고 한다. 사우나시설에 이어 안마시설을 갖춘 이발소도 곧 개업하리라 한다. 가라오케가 등장할 날도 머지 않은 것 같다. 현지에 다녀온 우리측 인사에 따르면 북측은 옥류관 분소의 매상이 떨어지자 주방장을 우리측 식당에 은밀히 보내 남한사람들의 식성을 파악해 갔다고 한다. 소비자가 왕이고 소비자의 기호를 맞추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자본주의의 냉엄한 현실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소비자(국민)가 원치않는 상품(체제)은 결국 퇴출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아울러 깨달을 날도 머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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