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제 시작… 2차응징 불사”/테러리스트 600명 집결 정보따라 아프간 공격/이슬람 무차별테러 예상 ‘피의 보복 악순환’ 우려클린턴 미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과 수단의 테러관련 시설을 폭격한 것은 미대사관 테러에 대한 보복 외에도 또다른 테러에 대한 선제 공격의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공격 목표도 케냐와 탄자니아 미 대사관 폭탄테러사건을 배후조종한 오스마 빈 라덴의 「테러 대학」과 그의 자금 지원을 통해 치명적인 VX 신경가스를 생산하려는 수단의 공장에 국한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입장은 물론 그동안 공언해 온 「테러에 대한 강력한 응징」을 실천에 옮긴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국은 이제까지 테러의 혐의가 확실한 경우 주권국가에 대한 군사공격을 감행한 경우가 여러 차례 있었다.
클린턴 행정부는 7일 미대사관 폭탄테러사건 직후 200여명의 사망자를 낸 이번 사건의 책임자에 대해 어떤 대가를 무릅쓰고서라도 응분의 처벌을 받게 할 것이라며 보복을 다짐했다.
이에 따라 사건발생 4일 뒤 라덴이 조종하는 테러집단의 소행이라는 정보기관의 종합보고에 따라 샌디 버거 백악관안보보좌관을 중심으로 응징방안을 세우기 시작했다. 14일에는 윌리엄 코언 국방장관과 헨리 셸턴 합참의장이 마련한 군사공격안에 대해 클린턴이 승인했다.
공격시간은 20일 아프가니스탄에 테러집단의 지도자 등 600여명의 테러리스트들이 모인다는 정보에 따라 회합시간에 맞춰 정해졌다. 미국은 이들이 미국민에 대한 또다른 테러공격을 준비중이었다는 정보를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샌디 버거 안보보좌관은 『라덴은 이미 5월 미국에 대한 조직적인 테러공세를 명령한 바 있다』며 『문제의 아프가니스탄 테러기지는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라고 밝혔다. 빌 리처드슨 유엔대사도 『미국은 유엔헌장에 따라 자기방어권을 행사했다』고 안보리에 통보했다.
『이번 공격은 오랜 싸움의 시작일 뿐』이라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말대로 미국은 2차 공격도 불사하고 있다. 더욱이 기습 폭격에도 불구하고 주모자인 라덴이 아직 살아있는 것이 확실해지자 그를 체포 또는 살해하기 위한 「비밀 작전」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미국의 강력한 응징은 또다른 대미테러를 부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라덴을 비롯한 과격이슬람파들이 무차별 테러에 나설 것으로 전망돼 「테러와 보복의 악순환」이 이어지는 상황이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미 정부는 이미 전세계의 공관에 「테러 1급 비상령」을 내렸고 미국민에 대한 안전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국내적으로도 연방수사국(FBI)을 중심으로 미국 영토내에서의 테러에 대비, 특별경계에 들어갔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미국의 대 테러 응징 일지
■86년 4월14일: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서베를린 나이트클럽 폭탄테러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어 트리폴리 등 리비아 2개도시 폭격
■93년 1월:조지 부시 대통령, 이라크가 지대공 미사일 제거를 거부하자 바그다드 폭격
■93년 6월:조지 부시 대통령, 이라크 정부가 부시 대통령 암살계획에 착수했다는 첩보를 입수, 바그다드 폭격
■96년 9월3일:빌 클린턴 대통령, 이라크 남부 비행금지지역에서의 자국 공군기 안전을 위해 이라크 남부 군사기지에 크루즈 미사일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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