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 절반 이상 이회창 선택 불구 ‘代心’ 장악력 불투명한나라당 총재경선에서 지구당 위원장들의 대의원 장악력은 어느 정도나 될까.
이회창(李會昌) 명예총재측이 이미 원내외 위원장의 절반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보여 경선의 남은 변수는 5,999명의 지역구 대의원들이 과연 위원장의 「지침」을 충실히 따를 지의 여부로 좁혀졌다.
이에 대한 당관계자들의 대답은 한결같다. 『예전같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무엇보다 대선패배로 야당이 된 후 위원장의 자금력과 지역내 유·무형의 영향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들이다. 다시말해 위원장들이 경선이라는 「대목」을 맞은 대의원들의 기대심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상실, 이전과 같은 일사불란한 통제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전북의 한 위원장은 『대의원들을 「맨 입」으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는 처지에서 아직은 누구를 찍어달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며 『경선 하루, 이틀전에 입장을 밝힐 생각이지만 표의 결속력은 여당시절인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때보다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의 한 위원장도 『나는 지지후보를 정했지만, 대의원들은 각 후보의 지지모임에 두루 참석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위원장이 특정 후보측에 가세했더라도 대의원들은 경쟁 후보의 「성의」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개연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위원장들의 표단속 의지 자체가 대선후보 경선에 비해 느슨하다는 점도 대의원들의 「이탈」가능성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상당수 위원장들은 『집안잔치에서 굳이 대의원들의 발까지 꽁꽁 묶어 다른 후보들과 척을 질 필요가 있느냐』고 말하고 있다. 이런 경향은 특히 친(親)이회창 성향의 위원장들사이에서 많이 감지된다.
『이 명예총재의 당선이 유력한 만큼 무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 명예총재를 지지했던 영남권의 K위원장은 『이번에는 이 명예총재와 김덕룡(金德龍) 전 부총재에게 표를 절반씩 나눠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저변의 기류는 위원장 확보경쟁에서 이미 대세가 기운 이번 경선에 무시못할 「역동성」을 불어넣고 있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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