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망원동 수재가 끝난 것은(社說)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망원동 수재가 끝난 것은(社說)

입력
1998.08.22 00:00
0 0

한달 가까이 전국을 불안과 공포에 떨게했던 게릴라성 폭우가 이제 겨우 잠잠하다. 엘니뇨현상으로 인한 이번 집중폭우로 239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직간접 경제적 피해가 8조원에 이르고 있다.외국의 기상전문가들은 지구의 기상이변으로 홍수 폭우 가뭄 등이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피해를 교훈삼아 지금부터라도 항구적인 치수대책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 자연재해를 입을 때마다 천재(天災)냐, 인재냐를 따지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모든 재해는 불가항력 이외에 인간의 안일과 대책미비로 발생하고 확대되기 때문이다. 지난번 지리산 일대의 폭우로 60여명의 인명피해를 입었을 당시 290㎜의 집중폭우가 급습한 일본 니가타(新潟)현에서는 노인 한 명만 실족사하고 재산피해도 극히 적었다는 점을 거울 삼아야 한다.

서울의 상습 침수지역으로 84년, 90년 집중호우 때 큰 피해를 입었던 풍납동과 망원동 역시 철저한 대책으로 이번에는 피해가 없었다는 사실도 유비무환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풍납동은 5대였던 빗물펌프장의 모터펌프를 90년 이후 11대로 늘렸고, 구청에서도 37대의 펌프를 지원받아 지하침수 가옥의 물을 빼냈다. 풍납 및 몽촌펌프장 설치로 이젠 한강 수위가 올라가도 물이 역류하지 않게 되었다. 망원동은 지난 2월부터 빗물받이와 맨홀 준설작업을 서둘렀을 뿐 아니라, 빗물펌프장에 800마력짜리 펌프 6대를 가동시켰고 동사무소 직원과 동민이 함께 취약지역을 철저히 감시한 덕분에 상습 침수지역이라는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정부는 이번에 엄청난 폭우피해를 입고나서 기상관측용 슈퍼 컴퓨터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렇듯 우리의 수방대책은 아직 초보단계에 머물러 있다. 정부에 수방대책 전문가가 거의 없고, 재해방지 시설과 홍수방어·경보시스템의 구축은 극히 낮은 수준이다. 일본의 주요 하천에는 CCTV가 설치되어 물의 양을 파악하고 대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리산에서는 이번에 조기우량(雨量) 경보시스템조차 출력이 낮아 제구실을 못했다.

도시에서는 물을 일시적으로 가둬둘 수 있는 저류소를 다수 설치해야 하며, 물의 흐름을 차단하는 하천복개는 되도록 피해야 한다. 지금 수해지역에서는 복구작업이 한창인데 대부분 땜질식 응급처방이어서 근본적 취약점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서두르기만 할 것이 아니라 긴 안목에서 수방대책을 완벽하게 수립해야 한다. 개인으로서도 평소에 내 집과 축대와 하수도등을 살펴 수해를 예방하는 자세가 한층 필요해지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