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타고 대학강단에/컴퓨터프로그램 부문/9월부터 한양大 강의중증 소아마비를 극복하고 12년동안 컴퓨터 프로그램연구에 매달려온 「휠체어 박사」가 대학강단에 서게 됐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자연언어처리연구실 박사과정 이재원(李載元·31)씨. 그는 이달 28일로 예정된 올 하반기 서울대 졸업식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9월부터 한양대에서 강의를 맡게됐다. 이씨의 박사논문은 「모호성 유형정보에 기반한 영어구문 모호성 해소모델」. 해석이 애매한 영문의 정확한 번역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에 관한 연구다.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아 목발과 휠체어 없이는 한 발짝도 뗄 수 없는 이씨는 86년 서울대 공대에 입학한 이후 컴퓨터를 이용한 각종 언어의 기계번역에 매달려왔다. 『고교 3학년 때 인공지능에 관한 책을 읽은 후 컴퓨터공학박사의 꿈을 키우게 됐다』는 그는 『장애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도와준 동료들과 가족들의 따뜻한 배려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장애인이 공부하기엔 너무나 벅찬 캠퍼스 여건 속에서도 이씨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가파른 언덕 위 공학관과 엘리베이터가 없는 강의실에 가기 위해 하루에도 몇번씩 동료의 힘을 빌려야 했다. 이씨는 『강단에 서면 학생들에게 컴퓨터의 차갑고도 냉철한 지능과 인간의 따뜻한 마음을 함께 가르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김호섭 기자>김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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