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 300여곳 부도3개월째 정상조업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사태는 현대자동차 자체의 막대한 생산차질은 물론, 협력업체의 연쇄도산사태까지 초래, 울산경제를 벼랑으로 몰아가고 있다.
5월27일 1차파업이후 19일까지 휴·파업이 계속되면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지금까지 총 9만3,079대의 생산차질을 빚어 판매가 기준으로 8,387억원이라는 엄청난 손실을 냈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 12조의 10%에 육박하는 것으로 80년대이후 각종 파업사태를 통틀어 최고 손실액이다. 회사측은 『그나마 평소 생산라인 가동률이 예년에 비해 50%이하로 떨어지는 바람에 피해액수가 적게 잡힌 것』이라고 밝혔다.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무형상의 손해도 막대하다. 현대측은 아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쏘나타 신형을 제외한 아토스, 아반떼, 그랜저 등 주력 승용차 대부분을 파업이 벌어지고 있는 울산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그동안 쌓였던 재고가 3,000여대로 줄어 조만간 주문도 맞추지 못하게 될 전망이다.
이로인해 현대측은 파업으로 인한 해외 이미지 실추와 함께 대우, 기아 등과 치열한 판매전을 벌이고 있는 국내시장에서의 점유율도 상당기간 급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통상 소비자들이 『파업을 전후해 생산된 자동차는 품질이 떨어진다』며 기피하기 때문이다.
파장이 이어진 3,000여개의 협력업체도 6,832억원의 매출이 감소했고 이중 1차업체 47개사와 2차업체 300여개가 부도로 쓰러졌다. 이번 사태 이후 하루평균 7개씩 문을 닫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갤로퍼를 생산하는 현대정공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으로부터 엔진을 납품받지 못해 차량생산을 완전 중단한 상태다.
「현대시」로 불릴만큼 현대그룹사들의 기업활동과 직원들의 소비활동에 지역경제의 태반을 의존하고 있는 울산시도 현대자동차의 장기파업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심각한 불황에 빠져 휘청거리고 있다. 이때문에 지역주민들은 시내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고 조속한 수습을 간절히 호소하고 있다.<울산=이태규 기자>울산=이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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