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유화 등 윤곽… 막판 氣싸움 치열/車는 기아입찰이후 내달 10일께 방안 마련「고양이가 아닌 호랑이를 그리겠다」 빅딜(대규모 사업교환)협상을 진행중인 삼성 현대 대우 LG SK 등 5대 그룹은 8월말까지 주요 핵심업종부터 빅딜을 실시키로 했다. 5대 그룹은 이달말까지 반도체 유화 전자 조선 등 주요 업종 가운데 2∼3개 업종에 대해 총수들이 빅딜의향서에 서명을 하기로 했다. 관심의 초점인 자동차도 기아자동차의 국제입찰(9월1일)이후 내달 10일까지 빅딜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무르익은 빅딜협상
손병두(孫炳斗) 전경련 부회장은 19일 『5대 그룹이 이달말 3차 정·재계간담회에서 자동차를 제외한 9개 업종에 대한 빅딜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며 『현재 업종별 구체적인 빅딜윤곽이 마무리된 상태』라고 밝혔다. 5대 그룹은 지난주 2차례에 걸쳐 구조조정태스크포스 회의를 열어 빅딜에 따른 자산평가 등 기술적인 문제를 매듭지었으며, 20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3차 회의를 갖고 업종별 구체적인 빅딜협상에 착수키로 했다. 빅딜을 위한 사전정비작업을 마치고 이번주부터 빅딜 메인게임에 들어가는 것이다.
현대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달말 내놓는 빅딜그림에는 고양이(부실 및 한계사업)가 아닌 호랑이(주요 주력사업)가 그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초 각 그룹들이 털어내고 싶어했던 철도차량 항공 등 2∼3개 부실업종에 대한 스몰딜(소규모 사업교환)로는 정부와 여론의 집중포화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빅딜의 산파역을 맡고 있는 김우중(金宇中) 전경련 회장대행이 18일 한국경제학회가 주최한 국제학술대회 기조연설에서 『이르면 이달말, 늦어도 내달 10일까지 1차 대규모 사업교환방안을 발표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김회장대행의 발언은 산업자원부가 중복과잉업종으로 제시한 그룹간 빅딜윤곽이 성사단계에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재계는 풀이하고 있다.
5대 그룹간 빅딜 성사가 임박한 것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최근 김회장대행 등 5대 그룹 총수와 빅딜에 연관있는 신격호(辛格浩) 롯데그룹 회장 등을 잇따라 독대한 것이 중요한 분수령이 됐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김대통령이 최근 재계인사를 가장 많이 만났다』며 『이른 시일안에 빅딜이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혀 8월말 빅딜 성사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빅딜윤곽 및 방식
5대 그룹간 의견이 거의 조율된 빅딜업종은 항공기 철도차량 방위산업 등이다. 항공기 철도차량은 단일법인을 설립해 한 업체에 몰아주거나 컨소시엄을 형성해 공동경영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어느 업체에 몰아줄 것이냐에 대해서는 그룹들이 자사에게 유리한 협상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치열한 기(氣)싸움을 벌이고 있어 진통을 겪고있다. 유화는 울산 여천 서산 등 3대 석유화학단지에 몰려있어 단지별로 한 업체에 몰아주는 방안을 놓고 막바지 절충을 벌이고 있다.
빅딜방식은 업종특성에 따라 자산 및 부채인수(P&A)방식, 컨소시엄, 단일법인 설립, 주식양도 등 다양한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이의춘 기자>이의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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