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LG유통 물류 통합/재고량·물류비 대폭 줄여월마트(WalMart)식 「제판동맹(製販同盟)」이 국내최초로 형성됐다.
풀무원과 LG유통은 19일 제조업체와 유통업체의 물류처리 시스템을 완전통합, 본격적인 「제판동맹」시대를 열었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의 「제판동맹」 선언은 월마트 까르푸 등 외국의 거대유통업체 진출로 고사위기에 빠진 국내 제조·유통업체가 취한 최초의 전략적 제휴 사례라는 점에서 업계 전체에 큰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윈윈(WinWin)전략인 제판동맹
풀무원과 LG유통은 18억원을 들여 두 회사 물류시스템을 통합했다. 이에 따라 주문 납품(검수) 대금정산 판촉 등 마케팅 정보를 공유하게 됐다. 풀무원 물류본부에서 전국 51개 지역에 산재한 LG수퍼의 풀무원제품 판매현황과 재고량을 곧바로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LG유통의 재가를 받지않고 풀무원측이 자신들의 제품을 곧바로 주문할 수도 있게 됐다.
풀무원 관계자는 『제판동맹의 가장 큰 의의는 전통적으로 이해대립적이던 제조·유통업체 관계를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윈윈」관계로 바꿨다는 점』이라며 『제판동맹을 계기로 매년 수십억원대의 물류비용 절감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월마트 성공비결은 제판동맹
「제판동맹」은 월마트의 핵심 경쟁력이다. 경쟁업체였던 K마트에 비해 후발주자였던 월마트는 제조업체의 거물인 P&G와 「제판동맹」을 맺어 세계최강의 유통업체로 성장했다.
월마트와 P&G는 물류시스템을 통합, 운용하고 있는데 월마트측이 판매데이터를 제공하면 P&G는 이를 토대로 월마트 각 점포의 재고관리를 대행, P&G상품의 품절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즉각적인 납품을 하고 있다. 월마트는 발주 재고관리 수주 검품작업에 들어가던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고, P&G도 판매정보를 즉시 입수, 자사상품 판매동향을 파악해 유통재고를 최소로 하는 한편 신제품의 성공률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
■제판동맹의 효과와 파장
LG경제연구원은 「유통산업의 구조변화와 할인업태 전개전략」이라는 보고서에서 『월마트는 P&G와의 제판동맹을 통해 재고수준을 10주분에서 3∼4주분으로 대폭 축소, 제품가격을 약 40% 인하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P&G도 10%정도의 비용절감 효과와 함께 재고기간을 30∼40% 단축시켰다.
이같은 효과는 풀무원과 LG유통의 제판동맹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풀무원측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통합물류시스템을 시험적으로 가동한 결과 반품실적이 시행전(6%)에 비해 10분의 1로 줄어든 0.6%로 하락했으며 재고기간도 20%이상 단축됐다.
서울대 경영학과 이유재(李侑載) 교수는 『외국자본의 국내진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업체들이 생존차원에서 전략적 제휴를 맺은 첫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이를 계기로 비슷한 사례가 잇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조철환 기자>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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