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슨·레이건 “유감·실수” 등 표현「미안해라는 말이 가장 어려운 것 같소(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
엘튼 존의 이 노래는 사과를 해야 하는 정치인들의 마음과 같다. 클린턴 대통령은 르윈스키와의 성관계가 사실로 드러나자 17일 대국민연설에서 국민을 호도했다는 「유감」과 「후회」를 표명했다. 그러나 「사과」라는 단어는 쓰지 않았다. 공적 사과를 밝히는 분명하고도 꾸밈없는 발언은 클린턴을 포함한 역대 그 어느 정치인의 입술에서도 쉽게 나오지 않는다. 사과라는 말은 정치와 외교 무대에서는 하나의 기술적인 용어로 자리잡을 뿐이다. 정부는 자주 유감을 표시하곤 하지만 사과하는 일은 거의 없다.
88년 대통령 선거에서 정부 도나 라이스와의 불륜 관계가 드러나 도중하차한 게리 하트는 『지극히 어리석은 실수』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비행을 뉘우치는 발언의 전부였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이란콘트라 스캔들 당시 국민을 상대로 자신의 잘못을 말하지 않고 그저 『몇가지 실수가 있었다』고 얼버무렸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보자.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불명예 퇴진후 몇년이 지난 뒤에 가진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들이 내가 무릎을 꿇고 바닥에 엎드리릴 원한다 해도 결코 그러지는 않겠다』
화이트워터 스캔들이나 르윈스키 사건의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제한적이나마 「쿨파 메아(내 탓이오)」라는 말을 한 사람들은 대개가 권력의 핵심부에서 벗어난, 주변인물들이었다.<워싱턴 ap="연합">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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