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공개엔 불쾌감/휴가길 클린턴손 외면 앙금『남편을 용서한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여사는 18일 가족들과 2주일간의 휴가를 떠나며 자신의 대변인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힐러리는 이날 마샤 베리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남편과 딸을 매우 사랑하며 결혼서약을 굳게 지켜나가겠다』며 『남편에 대한 사랑은 열정적이며 확고하다』고 밝혔다. 베리 대변인은 『힐러리가 대통령을 용서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힐러리는 이 결혼을 믿고 있다』고 대답했다.
베리 대변인은 그러나 『힐러리가 대통령 부인으로서의 사생활이 공개된 것에 불쾌하게 생각했다』며 『지금은 힐러리의 일생에 있어 힘든 시기이며 힐러리가 확고한 종교적 믿음에 의지할 때』라고 덧붙였다.힐러리는 지난 주말 남편으로부터 얘기를 듣고 처음 남편의 불륜을 알았으며 미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의 불륜이 공개적으로 확인된 이번 사건을 맞아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고 베리 대변인은 말했다.
클린턴은 17일 대국민 연설에서 『이번 일은 이제 나와 내가 가장 사랑하는 두 사람, 나의 아내와 딸, 그리고 하느님 사이의 일』이라고 말했었다.
힐러리의 마음의 앙금이 완전히 풀린 것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백악관 주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클린턴의 대국민사과와 더불어 백악관 정치담당 참모들은 『힐러리가 남편을 지지한다는 공개적인 입장 표명이 긴요하다』고 건의했던 점으로 미루어 아직은 「마음에 없는 소리」일 수도 있다.
실제로 이날 메사추세츠의 휴양지 마샤 빈야드 섬으로 휴가를 떠나는 힐러리는 짙은 선글래스를 썼지만 굳은 표정을 감추지는 못했다. 평소 습관과 달리 남편과 직접 손을 잡지 않고 딸 첼시를 사이에 두고 걸어갔다. 클린턴이 르윈스키와의 성관계를 시인한 후 이날 처음 모습을 드러낸 그는 카메라 쪽으로 눈길을 한번도 돌리지 않았다. 클린턴은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첼시의 손을 잡고 애견 버디를 데리고 헬기에 탑승하면서 몰려든 카메라를 향해 살짝 웃음을 지어 보였다. 미국의 주요 방송들은 정규방송을 모두 중단한 채 클린턴 가족이 휴가를 출발하는 모습을 일제히 방영했다.
베리 대변인은 『휴가기간동안 가족들은 매우 사적인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우회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클린턴은 이번 휴가동안 힐러리의 마음을 돌리려고 상당한 노력을 할 것이지만 가족휴가는 그에게 고통일 지 모른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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