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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복권 열기/신재민 워싱턴 특파원(특파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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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복권 열기/신재민 워싱턴 특파원(특파원 리포트)

입력
1998.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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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회의 복권에 대한 열기는 대단하다. 주정부의 허가를 받는 복권사업은 각 주마다 대체로 10여개씩 있지만 그중에서도 20개주와 워싱턴 DC가 공동허가한 「파워볼」 복권은 몇차례 국내 신문에도 보도됐을 정도로 유명하다. 파워볼 복권은 지난달 30일의 추첨때 2억5,000만달러라는 사상최고 액수의 당첨금을 기록했다.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저녁에 추첨하는 파워볼의 운영방식은 간단하다. 「잭팟」(Jackpot, 당첨금)은 1,000만 달러에서 시작해 당첨자가 없을 경우 다음 잭팟에 더해져 시간이 흘러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복권 대금 1달러중 30%는 주정부가 갖고 20%는 업자들의 몫이며 나머지 50%만이 잭팟에 더해진다. 그래도 워낙 인기가 높아 6∼7주일만 당첨자가 나타나지 않아도 1억 달러를 넘어선다.

복권을 사는 사람은 1달러를 내고 1부터 49의 숫자중 5개의 숫자를, 또 다른 1부터 42의 숫자중 하나의 숫자를 선택하면 컴퓨터로 입력된 복권용지를 받는다. TV로 생중계되는 추첨에서는 1부터 49의 숫자가 새겨진 흰 공 중 5개를, 1부터 42의 숫자가 새겨진 빨간 공 중 하나를 뽑는다. 6개의 숫자가 모두 맞아떨어질 확률은 8,300만분의 1. 벼락에 맞아죽을 확률이 600만분의 1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파워볼에 당첨될 가능성은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꼭대기에 서서 눈을 감고 동전을 던져 길바닥에 놓아둔 깡통 속에 집어넣는 것과 같다.

그래도 상당수 미국인들은 복권 사는 일을 습관적으로 한다. 화이트 칼라보다는 블루 칼라, 백인보다는 유색인종들이 더 복권에 열심이라지만 당첨금이 높아가면 누구나가 끼어든다. 백악관 대변인도 복권 사느라 줄서 있다가 브리핑에 늦기도 하고 복권열기를 경계하는 사설을 쓴 칼럼니스트도 『사실은 나도 한 장 샀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생각들을 탓하기에는 모두들 축제에 참여하는듯 즐거워하는 모습이 나빠 보이지 않는다. IMF사태이후 어깨가 축쳐진 우리 국민에게도 이런 식으로나마 신나는 일이 있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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