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텐트 300여개 설치·시위용품 반입/경찰 12,000명 집결 검문강화·헬기정찰공권력 투입이 임박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전국의 경찰력이 속속 집결하고 노조측은 이에 맞서 화염병 등 시위용품을 대량 준비하는 등 울산전역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7일 밤 이날 이기호(李起浩) 노동부장관이 현장에 내려가 협상을 시도했으나 노조측이 『단 한명도 정리해고는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 결렬됐다. 이에따라 이르면 18일 오후, 늦어도 19일중 현대자동차에 공권력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이장관은 『노사가 조업중단 장기화에 따른 위기감과 평화적 사태해결의 필요성에 공감했다』며 『자율타결이 어려우면 정부가 조정하겠으니 노사가 현재까지의 최종안에서 한발 물러설 수 있는지를 18일 오전까지 밝혀달라』고 말해 마지막 협상의 여지를 남겨놓았다.
경찰은 이날 진압병력을 30개 중대에서 95개 중대 1만2,000여명으로 대폭 늘려 현대자동차 주변에 집중배치하는 한편, 북구 염포삼거리 효문로터리 명촌교 등 외부진입로를 모두 차단, 대대적인 검문검색을 벌였다.
경찰은 전병룡(田炳龍) 경남경찰청장이 직접 현장지휘를 하는 가운데 해산작전 도상훈련을 마쳤으며 헬기를 회사상공에 투입, 정찰활동을 계속했다. 경찰은 투입결정이 내려질 경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10여개 출입문중 일부를 열어 농성노조원들의 퇴로를 만들어줄 계획이다.
노조원 4,000여명은 이날 본관 잔디광장 앞 제1공장을 중심으로 텐트 300여개를 설치, 장기 농성태세를 재정비하고 비상식량을 챙기는 등 경찰진입에 대비했다. 노조 대의원들은 아침 일찍부터 농성불참 노조원 가정을 방문, 동참을 호소했으며 오후 7시30분부터 본관 잔디광장에서 「정리해고 철회집회」를 갖는 등 투쟁의지를 다졌다. 그러나 사내 농성자중에는 식당근무자 등 여성조합원과 부녀자 어린이 등 근로자가족 500여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공권력 투입시 예기치 못한 사태발생도 우려되고 있다.
김광식(金光植·34) 노조위원장은 『노동자의 생존권이 직결된 정리해고를 막기 위해 노조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주장하고 『정리해고가 완전 철회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노조지도부는 공권력투입후에도 2차지도부를 구성, 사내 재진입을 시도하는 등 다단계 세부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측은 오전 9시30분께 중구 반구동 종합운동장 옆 보조구장에서 정몽규(鄭夢奎) 회장 등 임직원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결의대회를 열고 노조측에 조업정상화를 촉구했다. 김판곤(金判坤·51) 전무는 『노조가 전체 노동계를 의식, 자주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회사의 최종안을 받아들인다면 이번 사태는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노동부장관은 이날 노조측과 협상에 들어가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대자동차의 조업중단으로 1조5,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데 이어 2,800여개 협력업체(근로자수 35만명)의 동반 조업중단으로 자동차업계 전체가 위기를 맞고 있다』며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하고 신속하게 법을 집행, 법과 원칙이 반드시 지켜지는 새로운 노사문화를 정착시켜나가겠다』고 밝혔다.<울산=박재영·목상균 기자>울산=박재영·목상균>
◎박지원 청와대대변인/“노사 원만합의 기대”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현대자동차에 대한 공권력 투입 여부와 관련, 『노사정위에선 투입 자제를 바라고 있고, 법집행기관에선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노사 양측이 이른 시일내에 합의를 이루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대변인은 『정부는 그러나 법을 엄중히 적용할 사안이 있으면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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