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교주’고발 뒤엔 선정성이…/허황된 주장 여과없이 방영/경각심 성과불구 문제 드러내16일 오후 7시 SBS TV를 본 시청자들은 대부분 고개를 갸우뚱해야 했다. 자칭 예수라는 사람이 『태양의 빛을 없앤다』 『몸에서 빛이 난다』며 허황된 주장을 펴고, 자칭 정도령이라는 사람은 『우주의 언어를 말할 테니 잘 들어봐라』 『세계를 구할 정도령은 나말고도 전세계에 33인이 있다』고 억지를 부렸다. SBS 시사 다큐멘터리 「그것이 알고 싶다」(연출 박종성, 진행 문성근)가 사이비교주의 실태를 추적, 방영한 「재림예수와 정도령」의 내용이었다.
이 다큐는 일단 사이비교주의 실상과, 일반인들이 이러한 사이비종교에 빠져드는 이유 등을 다각도로 분석,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성공했다. 또 지난달 한 사이비종교인의 말만 듣고 「생기수」라는 성분미상의 약을 먹여 어머니를 죽게 한 사건을 통해 사이비종교의 위험성도 지적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 일부 특정인의 허황된 주장을 지상파방송의 주요 시청시간대에 50분 동안 방영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내용은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방송에 따르면 부산에 거주하는 「재림예수」의 추종자는 불과 10여명. 한 마디로 비정상적인 사람의 비상식적인 주장을 마치 과학적 검증을 거쳐야만 하는 일반적인 사회현상으로 접근한 것이다. 『태양의 빛을 없앨 테니 카메라로 (태양이 없어지는 것을) 잘 찍어라』는 말에 취재카메라가 태양쪽을 향한 것은 코미디나 다름없었다.
성(性)과 귀신, 미스터리를 주요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시사고발 프로그램이 만연한 요즘. 여기에 특정인의 사기행각과 주술행위를 덧보탠 것은 「정체 규명」이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그 이면에 방송의 또 다른 선정성이 도사리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김관명 기자>김관명>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