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혁신·의식개혁운동 등 ‘조국근대화’와 공통점 많아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제창한 「제2의 건국」운동은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과의 역사적 「재회(再會)」인가.
제2의 건국운동의 핵심 개념은 과거에 대한 계승과 극복이라고 청와대측은 거듭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경축사가 지칭한 「과거」의 중심에 박전대통령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숨기지 않고 있다. 경축사에는 과거(박전대통령)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비판이 함께 담겨 있다. 김대통령은 우선 고도성장에 길들여진 거품, 관치경제에 눌려있던 비효율 등을 비판하면서 『역대의 권위주의적 통치방식과는 분명히 달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동시에 『한강의 기적을 이룬 국민의 저력, 산업화와 저력』을 언급하면서 국민적 단결을 호소했다. 실제로 제2의 건국 운동과 「조국 근대화」운동간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국정의 대수술, 과거 관행의 총체적 혁신을 지향하면서 국민 의식개혁운동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방식이 그렇다. 개편될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가 다시 국민운동의 중심역을 맡게된 것도 두 운동간의 인연을 되새기게 한다.
그러나 청와대측의 궁극적 목표는 박정희식 리더십에 대한 향수를 청산하고, 새 리더십을 정착시키는 데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대통령이 역대대통령중 의식할 만한 사람이 박전대통령외에 누가 있겠는가』라고 두 운동간의 「경쟁적 측면을 강조했다. 그는 『박정희식 방식과, 민주적 절차를 중시하는 리더십 중 어느쪽이 우월한지 운동추진과정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대통령이 국민의 정부가 상해임시정부의 민주적 법통을 계승했음을 강조하면서 군사혁명으로 집권한 박정권과 차별화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경축사 기초자중의 한 사람인 한상진(韓相震) 서울대 교수는 『현정권의 의도, 더욱이 김대통령의 생각을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면서도 『제2의 건국 운동은 김대통령이 박전대통령에게 던진 도전장이라는 해석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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