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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도 내려라(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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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도 내려라(社說)

입력
1998.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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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실세금리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은행 대출금리는 요지부동이다. 예금금리는 시장금리 추세에 맞춰 재빠르게 내렸던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는 시늉에 그친채 무려 4∼7%에 이르는 마진을 챙기고 있다. 그동안의 고금리로 부도와 개인파산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기업과 서민가계에 금리하락의 혜택을 돌려주지 않고 엄청난 이익을 독식하고 있다. 그나마 덕을 보는건 5대재벌뿐이다. 금리가 떨어진 회사채나 기업어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것은 이들 소수 대재벌뿐이기 때문이다.예금금리가 내리면 대출금리도 내리는게 마땅하다. 우리가 금리인하를 왜 바랬는가. 은행이 폭리를 독식해 과거 경영부실에 따른 적자를 일시에 보전하라고 그랬던 것은 아니다. 외환위기 이후의 살인적 고금리로 질식상태에 있는 대다수 기업과 가계의 금융비용 부담을 다소라도 덜어주고, 기업활동에 필요한 신규자금 수요를 자극해서 가라앉고 있는 실물경제의 활성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퇴출은행의 예금까지 몰리면서 대부분의 예금이자가 최근 한달새 4%포인트 가까이 내렸고 일부금리는 한자릿수까지 떨어졌다. 연초 최고 20%대에 육박했던 수신금리가 10%내외로 곤두박질쳤는데 반해 대출금리는 금융혼란 과정의 17∼18%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그덕분에 지난 1·4분기 업무이익이 5,000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여타 시중은행도 수천억원의 이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다.

물론 은행도 대출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 것이다. 대출금리가 실세금리를 즉각 반영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지난 연말 유동성확보를 위한 고금리수신이 많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대출금리를 내리면 엄청난 역마진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건 지금같은 예대마진을 그대로 고수하겠다는 것은 이기적인 돈놀이 횡포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마지못해 한두개 은행이 최근 금리인하 시늉을 했을뿐 대부분의 은행은 여전히 꿀먹은 벙어리다. 적정마진으로 금리하락의 혜택을 고객과 정당하게 나누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다시 기업부도와 개인파산을 양산시켜 더 큰 부실채권을 떠안게 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의 구조조정을 위한 엄청난 부담을 왜 국민이 감당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정부도 실세금리가 떨어졌다고 손놓고 있을게 아니라 기업과 가계의 실질적인 부담완화로 이어져 경제활력 회생에 도움이 되도록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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