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뒤끝에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와 수인성 질병이 수재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침수주택마다 흙탕물에 젖은 잡동사니를 내놓아 골목길과 공터에 산처럼 쌓이고, 탁류에 쓸려내려온 온갖 쓰레기가 도로며 마을길을 메워 통행을 막고 있다. 썩어가는 쓰레기 더미에서는 심한 악취가 풍겨 수재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데도 일손과 장비 부족으로 쌓여만 가는 실정이다. 당국의 특별한 대책과 주민들의 협조가 절실하다.서울시의 경우 수해를 입지 않은 지역의 청소차와 인력을 수해지역에 투입해 쓰레기 수거에 총력전을 펴고 있으나 중랑천 유역에는 수십곳의 임시 야적장에 5,000여톤의 장마 쓰레기가 쌓여 있다. 장비와 인력차출로 제때 처리되지 못한 일반 쓰레기도 3만여톤이나 밀려 있다.
인원 장비가 더 모자라고 청소구역이 넓은 지방 수해지역은 말할 것도 없다. 의정부시의 경우 골목골목에 쌓였던 1만6,000여톤의 쓰레기를 6곳의 임시 야적장에 옮겨놓고 있을 뿐 매립지로 운반을 못하고 있다. 청소차와 일손도 태부족이지만, 끊기고 매몰된 도로가 복구되지 않아 장비가 접근하지 못하는 곳도 많다. 남하하는 비구름대에 기습폭우를 맞은 충청지방과 경북북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서울 경기지역의 장마쓰레기 처리가 늦어지는 것은 수도권매립지 주민들의 이해부족에도 일부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매립지 주민들은 당초 물에 젖은 쓰레기는 처리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장마쓰레기 반입을 거부하다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 평소 야간에만 받아오던 쓰레기를 수해지역에 한해 낮에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러나 하루 25㎜이상 비가 올 때와 일요일에는 반입을 거부해 수해가 난지 2주일이 되도록 실제로 쓰레기를 받은 날은 며칠되지 않았다. 물 먹은 쓰레기의 처리가 어려운 것은 알지만, 이런 천재지변에는 일단 받아두었다가 추후에 재처리를 하더라도 제한없이 수용하는 것이 복구를 돕고 수재민을 위하는 일임을 알아야 하겠다.
보건당국은 피부병 설사병 같은 수해지역 수인성 질병 예방과 치료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 서울 경기지역에서만도 3,000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했는데도 제대로 손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일반 국민도 개인위생에 각별히 조심하고, 복구기간중에는 되도록 쓰레기 배출을 자제하는 것이 공동체 구성원의 도리다. 때마침 지금은 한반도 되살리기 국민운동기간이다. 버리기를 자제하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생활주변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어 환경을 청결히 하는 것이 자신과 이웃의 건강을 증진하는 길임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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