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위주 경영 재무구조 탄탄·수출로 승부/경상이익 232%나 급증… 해외M&A 추진도한국타이어가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는 12일 기업설명회를 통해 경이로운 경영실적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상반기 매출 28% 증가. 반기 경상이익 232% 증가. 수출 63% 증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마이너스성장과 수출부진으로 악전고투하는 재계에서 부러움을 살만한 성적이다. 여기에 부채비율 184%, 해외광고 50% 증가, 고용조정 전무, 해외 인수·합병(M&A)추진의 상황까지 더하면 과연 IMF 체제의 국내기업인지조차 의심스러워진다.
한국타이어가 이날 기업설명회에서 밝힌 경영성과를 따져보면 난국의 흐름을 거스르는 IMF 극복의 전형을 찾을 수 있다. 내실을 위주로한 탄탄한 재무구조운영과 탁월한 경영기법으로 난국극복의 가능성을 실현했기 때문이다.
우선 한국타이어는 수출에 승부를 걸었다. 상반기 수출은 지난해 2,800억원보다 63% 늘어난 4,580억원. 전체 매출의 68%에 해당한다. 타이어산업 성장의 기반이었던 내수시장이 지난해 초반부터 침체하면서 무게중심을 수출로 옮겨갔다. 지난해 처음으로 내수와 수출의 비중이 48대 52로 역전됐으며 올해에는 20대 80대의 수출중심구조로 바뀔 예정이다.
수출시장도 지난해 침체일로를 치닫고 있는 아시아쪽 보다는 미국과 유럽 위주로 재편했다. 상반기 수출실적에서도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는 16%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그 공백은 북미시장(31%)과 유럽시장(21%)의 호조로 충분히 메웠다. 이같은 전략에 힘입어 유럽시장은 시장점유율 5%에 육박하면서 빅3의 수준에 접근했다.
순익위주의 견실한 운영과 전략도 한국타이어 질주에 한몫한다. 지난해 380%수준이었던 부채비율은 연말 자산재평가와 함께 경영합리화의 추진으로 대기업들이 목숨걸고있는 200%선을 훨씬 밑도는 184%로 낮추었다. 특히 대부분의 수출업체들이 운영중인 딜러시스템 대신 지난해 채택한 소매상 직접공급체제는 순익을 늘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소매상에 직접 공급하면서 유통중간마진을 줄인 전략이 주효했다는 얘기다. 상반기 경상이익은 232% 증가한 152억원을 기록했고 연말에는 500억원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타이어의 진면목은 이같은 성적을 토대로 준비중인 또 한번의 도약에 있다. 한국타이어가 하반기에 걸고있는 승부수는 해외광고 확대를 통한 브랜드력 제고, 해외기업의 인수합병, 포드에 대한 납품 등 3가지다.
조충환(曺忠煥) 사장은 『수출확대를 통해 한국타이어의 실력을 어느 정도 물량면에서는 인정받고 있는 상태』라며 『이제는 브랜드력을 강화해 가격을 인상, 수익성 강화에 주력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96년 900만 달러로 시작한 해외 광고물량은 지난해 1,500만 달러로 늘었고 올해에는 2,200만 달러로 대폭확대할 방침이다.
한국타이어는 재계 전체가 시달리고 있는 외자유치의 흐름과는 반대로 해외기업의 인수합병도 추진하고 있다. 조사장은 『세계 빅5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현재 3,500만본 생산체제에서 1억본 생산체제로 올라서야 한다』면서 『금산공장의 준공으로 5,000만본 생산체제 구축이 가능하지만 유럽 등지에서 3∼4개사를 대상으로 인수합병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타이어 업계의 숙원으로 꼽히는 포드에 대한 납품계약도 하반기중 숙제의 하나다. 자동차업계의 빅2 포드는 굳이어 브릿지스톤 미쉘린 등 빅3에게만 납품을 허용할 정도로 보수적인 납품관행으로 납품사실 자체가 업계의 정상급을 인정하는 잣대로 통한다. 조사장은 『연초부터 진행해온 포드와의 계약도 순조로운 편』이라며 『포드와의 계약이 완료되면 전체 판매량의 10%에 가까운 안정적 공급선을 확보하게된다』고 밝혔다.<이재열 기자>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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